미국서 흑인 사살한 경찰관에 무죄평결 잇달아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 캠페인 등 흑인사회 들끓어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에서 검문하던 흑인을 사살한 경찰관에 대해 무죄 평결이 잇달아 내려져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캠페인이 다시 벌어지는 등 흑인 사회가 들끓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흑인 청년을 총격 사살한 경찰관 도미니크 히건-브라운에 대한 재판에서 이날 무죄 평결이 내려졌다.
밀워키의 한 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여성 9명과 남성 3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히건-브라운에게 적용된 살인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히건-브라운은 흑인 사살 사건과 관련 없는 다른 성범죄 혐의로 이미 경찰에서 면직됐다.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밀워키 지역에서 대규모 흑인 시위를 촉발한 사건이다.
같은 흑인 경관인 히건-브라운이 밀워키 북부 셔먼파크에서 실빌 스미스(23)의 차를 세워 불심검문하려다가 스미스가 차에서 내려 달아나자 총을 쏴 숨지게 했다.
경찰은 스미스가 총격 경관을 향해 몸을 돌렸으며 당시 손에 총을 들고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밀쿼키에서는 항의 시위가 벌어져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통행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한 흑인 청년을 총격 사살한 경관의 사진을 공개하라며 살해 협박 메시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기도 했다.
배심원단의 이번 무죄 평결로 밀워키에서는 항의 시위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주에는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의 한 배심원단이 흑인 운전자 필랜도 캐스틸(사망 당시 32세)을 총격 사살한 제로니모 야네즈(29) 경관의 2급 살인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자, 수천 명의 시민이 세인트폴 시의사당과 94번 주간(州間) 도로 등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해산 명령에 불응한 시위 참가자 18명을 체포했다.
올해 미국에서는 비무장 흑인을 사살한 경관에 대해 엇갈린 판결이 잇달아 나왔다.
2015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에서 교통 단속 도중 달아나는 비무장 흑인을 등 뒤에서 총격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백인 경찰관 마이클 슬레이저(35)는 지난달 연방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루이지애나 주 배턴 루지에서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37)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백인경관 2명에 대해서는 미 법무부가 최근 명백한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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