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왕, 스페인 국왕 방문만 언급…트럼프 英방문 취소?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의회 연설에서 스페인 국왕의 국빈 방문만 언급하고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언급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취소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여왕은 이날 의회 회기 개시를 뜻하는 '여왕 연설'에서 "나와 필립공은 오는 7월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부부의 국빈 방문을 고대하고 있다"만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진보성향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메이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영국민이 자신을 환영한다고 느낄 때까지는 방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이 취소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27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내 영국 국빈방문을 요청했다고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영국 방문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런던 브리지 차량·흉기테러를 계기로 노동당 사디크 칸 런던시장을 연일 비판해 영국에서 반감을 키웠다.
칸 시장이 "우리는 테러리즘에 절대 겁먹지 않을 것이다. 불안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적어도 7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친 테러 공격에서도 런던시장은 불안해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고 공격한데 이어 다음날에도 "칸 시장은 '불안해할 이유가 없다'는 성명을 낼 때 빠르게 생각해야 했다. 그것은 한심한 변명이었다"고 거듭 비판했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방문날짜가 정해지지 않아 언급되지 않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인 방문 시기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국 언론은 오는 10월이 유력하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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