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회 정상화 협상서 '진땀'…우원식 "내가 을 중의 을"
민주당서 '국민의당 무산책임론' 소문돌자 국민의당에 해명하기도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1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이후 파행한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진땀'을 뺐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 간 현안에 대한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과 함께 청와대와 관련된 사항도 국회 정상화 협상의 한 축을 이뤘던 것이 협상을 담당했던 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어렵게 했다.
민주당은 이날 강경 일변도인 자유한국당보다는 호남기반의 국민의당과 합리적 보수를 내세운 바른정당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추경 문제에서 온도차를 보이며 협상의 진척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한국당처럼 추경 심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경 문제에 대한 대응 기조에서 입장차를 보인 것이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경도 다음 주 중에는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으나,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가재정법상 편성 요건이 안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리하고 가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추경 문제는 여야 4당의 원내대표 합의문 채택에도 영향을 줬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전날 저녁 회동에서도 추경 문제로 최종 합의를 하지 못했고 이날도 합의문에 추경과 관련한 문구를 어떻게 넣을지를 놓고 조율이 계속된 것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합의문에 추경과 관련해 원칙적인 수준의 표현만 반영하기로 했다.
대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협조를 받아 내주부터는 추경 심사 진행을 모색하는 일종의 우회 전략을 구사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야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의 하나로 청와대 관련 사안을 제기한 것도 민주당을 어렵게 했다.
야당이 요구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원칙 위배논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여당이 담보하기 어렵고, 조국 민정수석의 국회 운영위 출석 문제도 확답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결국 문 대통령 문제에 대해서는 약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조국 수석 문제와 관련해서는 '7월 임시국회 업무보고'로 타협점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임위별로 업무보고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국 수석이 운영위 업무보고에 출석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민주당은 애초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도 '속앓이'를 했다. 민주당이 국민의당 때문에 회동이 무산됐다고 말한 것으로 잘못 알려지면서 국민의당으로부터 항의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김동철 원내대표 방에서 전화하면서 고성을 지르는 장면도 목격됐는데 이 수석부대표가 민주당에 항의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결국, 민주당은 국민의당에 해명했다.
우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야당이면 (협상) 경과를 쭉 얘기하겠는데 여당이라 못하겠다"면서 "내가 상머슴이라고 했는데 상머슴도 아니고 이건 을(乙) 중에 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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