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미 "리우올림픽이요? 아직도 생각하면 힘들어요"

입력 2017-06-21 17:05
김장미 "리우올림픽이요? 아직도 생각하면 힘들어요"

도쿄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신설은 기회…"기록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

(청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김장미(25·우리은행)는 아직 소녀 티를 벗지 못한 채 출전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실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행운도 따랐기에 달성할 수 있었던 '세계 1인자' 자리였다.

이후 김장미한테는 '한국 여자 사격의 간판'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이런 그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같은 종목인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9위를 기록, 8명이 실력을 겨루는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10개월이 지났다.

김장미는 21일 충북 청주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17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 여자 25m 권총 금메달을 수확하며 역시 국내에는 적수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우승의 기쁨을 얘기하는 대신 지난해 리우올림픽 본선 탈락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장미는 "그때 이후 많이 힘들었고, 아직도 생각하면 힘들다"면서 "(리우올림픽이) 트라우마가 됐는지 국내 대회에서는 성적이 괜찮게 나오는데, 국제대회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리우에서 돌아온 뒤 그냥 벌 받는다는 생각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고 덧붙였다.



리우올림픽 이후 김장미한테는 새로운 '세월 계산법'이 생겼다. 2017년 6월은 김장미한테 '올림픽에서 9등 한 지 10개월이 되는 달'이다.

리우올림픽에서 김장미한테 특별한 기술적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올림픽 2연패에 대한 주변의 기대감과 스스로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김장미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는 정말 뭔가를 해내려고 했는데, 그것을 실패하고 나니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다시 '0'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달 초 국제사격연맹(ISSF)의 개정안을 받아들여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50m 권총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고 10m 공기권총 등 혼성 종목 3개를 신설하기로 확정했다.

50m 권총이 주 종목인 '사격 황제' 진종오(38·KT)한테는 분통 터지는 소식이지만, 25m 권총과 함께 10m 공기권총도 쏘는 김장미한테는 오히려 반가운 뉴스다.

김장미는 "10m 공기권총의 경우 리우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떨어진 뒤 잠깐 내려놓았는데, 이제 25m 권총만큼 기록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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