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테러범, 36세 모로코 남성…폭발물 가방 두차례 폭발"(종합2보)
"알라 신은 위대" 외치며 무장 군인에 달려 들어…몇차례 총 맞고 숨져
폭발물 가방엔 못·가스통…안보위기경보 두번째 높은 3단계 유지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벨기에 검찰은 지난 20일 오후 브뤼셀 중앙역에서 폭발물 테러를 일으킨 뒤 경계 중이던 무장군인의 총격을 받아 사망한 테러범은 모로코 국적을 가진 36세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또 당시 테러범은 못과 작은 가스통이 들어있는 폭발물 가방을 들고 있었고, 이 가방은 부분 폭발을 일으킨 뒤 한번 더 폭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테러범은 아랍어로 '알라 후 아크바르(알라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면서 무장군인에 달려들다가 몇 차례 총을 맞고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전날 오후 8시 44분께 브뤼셀 중앙역에서 테러공격을 한 테러범은 "모로코 국적으로 지난 1981년 1월 20일 태어난 O.Z.로 신원이 확인됐다"고 말했으나 테러범의 전체 이름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어 이 테러범은 테러와 관련해 당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테러 당시 테러범은 못과 가스통이 든 폭발물 가방을 갖고 있었으며, '알라 신은 위대하다'고 외치면서 가방을 잡아서 부분 폭발이 발생하고 가방이 화염에 휩싸였으며 뒤이어 가방이 더 강력하게 폭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테러범은 실제 폭발한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히기를 원했던 것이 확실하다"면서 "폭발물 가방이 두 차례 폭발했지만 더 큰 참사는 피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테러범은 폭발물 가방이 두 차례 폭발한 뒤에도 '알라 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치면서 무장군인에 달려들었고, 무장군인이 즉각 몇 차례 총격을 가했으며 중상을 입은 뒤 현장에서 숨졌다.
검찰은 테러범이 폭탄벨트를 착용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이런 사실들로 볼 때 이번 사건은 테러에 의한 살인 기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경찰특수팀은 전날 밤 브뤼셀 시내 몰렌벡에 있는 테러범의 주거지를 수색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몰렌벡은 이슬람 교도 이주민이 대거 거주하는 곳으로 지난 2015년 11월 13일 파리 테러와 2016년 3월 22일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를 일으켰던 테러범들이 성장하고 범행을 모의·준비했으며 범행을 저지른 뒤 은닉해 있던 곳이다.
앞서 얀 얌봉 내무장관은 이날 현지 RTBF 방송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범의 신원이 확인됐다. 우리는 그의 신원을 알아냈다"고 밝혔으나 그의 신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이어 얌봉 내무장관은 "이번 테러 공격은 더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면서 "(다행히) 더 큰 폭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러 현장에서 테러범을 제외하고는 폭발로 인해 사망하거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한편, 폭발테러가 발생한 벨기에 중앙역은 21일 오전 8시부터 다시 문을 열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국가안보회의(NSC)를 소집해 테러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미셰 총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3년동안 몇 차례 테러 공격과 테러시도에 직면해왔다"면서 "제로 리스크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테러대비를 강조했다.
벨기에 국가위기센터는 현재 전체 4단계 가운데 두번째로 높은 3단계를 유지하고 있는 국가안보 위기 경보단계를 더 높일 필요성은 없다고 밝혔다.
또 예정된 공공 이벤트를 취소하지는 않되 추가 경찰과 군대를 동원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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