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자 문집 100선 한글로 읽게 된다…번역 본격화

입력 2017-06-22 06:30
유학자 문집 100선 한글로 읽게 된다…번역 본격화

"정신문화 자산 발굴"…안동 역사인물 문집 국역사업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경북 안동에는 '조선 인재 반다(半多) 영남, 영남 인재 반다 안동'이라는 말이 내려온다.

조선 인재 절반 이상 영남에서 나왔고 그 영남 인재 절반 이상이 안동에서 배출했다는 의미이다.

조선 성리학을 대표하는 대학자 퇴계 이황, 임진왜란 극복을 이끈 서애 류성룡과 학봉 김성일, 어부사(漁父詞)를 남긴 농암 이현보 등 유명 유학자나 인재 가운데 안동 사람이 많다.

많은 유학자를 배출했기에 이들이 쓴 문집도 상당하다.

퇴계 선생이나 서애 선생처럼 모든 이에게 잘 알려진 선현들 문집은 대부분 국문으로 옮겨놓아 많이 읽는다.

그러나 대부분 유학자가 남긴 한문 문집은 아직 번역하지 않아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보는 데는 어려움이 많다.

이런 어려움을 덜기 위해 한국국학진흥원과 안동시는 안동 출신 유학자가 남긴 문집을 우리말로 번역한다.

고유 정신문화 자산 발굴을 위해 올해부터 10년 동안 '안동 역사인물 문집 100선 국역사업'을 벌인다.

인물 보고(寶庫)라고 하는 안동이 갖는 위상을 부각해 주민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학진흥원과 시는 '고전국역위원회'를 구성해 번역할 문집을 정했다.

역사적으로 학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을 우선하여 선정했다. 이미 번역한 문집은 빼고 특정 지역이나 문중에 쏠리지 않도록 선정 기준도 까다롭게 했다.

올해 번역에 들어간 문집은 김성탁(金聖鐸·1684∼1747) 제산집(霽山集), 김봉조(金奉祖·1572∼1630) 학호집(鶴湖集), 이우(李우[土+偶자에 人변 없음]·1469∼1517) 송재집(松齋集), 이병운(1766∼1841) 면재집(면[人변+免]齋集), 권시중(1572∼1644) 역정일고(역[木변+樂]亭逸稿·안동 권씨 집안에서는 '늑정일고'로 읽기도 한다.), 권익창(權益昌·1562∼1645) 호양집(湖陽集)이다.

6종 문집을 모두 번역하면 200자 원고지 1만장이 넘는 분량이 될 것으로 고전국역위원회는 보고 있다.

국학진흥원과 시는 올해 번역한 문집을 내년 초 책으로 펴낼 계획이다.

2026년까지 100선 문집 번역이 끝나면 국학 연구에 저변 확대 등 효과를 얻을 것으로 국학진흥원 등은 보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문집 번역이 안동학(안동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지역학) 연구 기반을 마련하고 안동 문화 우수성을 알려 정신문화 수도 근거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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