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 치닫는 마사회 '말 테마파크' 사업…직원 400명 실직 위기
마사회, 19일 운영사에 계약해지 통보…운영사 "법적 대응 불사"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한국마사회가 800여억원을 들여 만든 말 테마파크 사업이 개장 8개월 만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영업부진의 원인을 둘러싼 마사회와 운영사의 책임 떠넘기기에 '최순실 게이트'의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애꿎은 테마파크 직원 400여명만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해 10월 과천에 개장한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운영사인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에 지난 19일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원래 계약기간은 7년이지만 운영사의 부실한 운영으로 적자가 누적되고 직원들의 임금이 체불되는 등 문제가 발생해 계약을 중도해지한 것이다.
마사회가 운영사에 계약해지를 통보하자 운영사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 50여억원을 받지 못한 30여개 협력업체들은 밀린 돈을 달라며 위니월드 출입구를 봉쇄하고 유치권(留置權) 행사에 나섰다.
이로 인해 위니월드는 19일부터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다.
위니월드는 지난해 10월 개장 이후 지금까지 매달 7억∼8억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애초 마사회는 연간 90만명의 유료입장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사업타당성 조사를 근거로 운영사에 매출의 약 9.4%에 달하는 수수료와 재투자약정금, 관리비, 인건비 등을 책임지게 했지만 실제 입장객은 월 1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료입장객 수가 예상치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 것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마사회의 권고에도 운영사가 입장료를 너무 높게 책정해 관람객의 외면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며 "운영사가 운영을 잘못해 이런 상황이 빚어졌기 때문에 계약 중도해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사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운영사인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는 애초 마사회가 입장객 수요 예측을 잘못해 빚어진 문제이며, 위니월드 개장 직후 터진 '최순실 게이트'에 마사회 경영진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유치 활동에 막대한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어메이징월드앤컴퍼니 관계자는 "위탁계약을 했으면 운영사에 운영을 맡겨야 하는데 사사건건 마사회가 간섭하면서 제대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며 "특히 마사회 경영진의 '최순실 게이트' 연루로 이미지가 나빠져 투자자와 관람객이 외면한 것이 영업부진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운영사 측은 계약 기간이 6년 이상 남았는데도 일방적으로 중도해지를 통보한 마사회의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마사회와 운영사 측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면서 소송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8개월 동안 10억원이 넘는 임금을 받지 못한 운영사 직원 100여명과 협력업체 직원 300여명은 급기야 위니월드가 영업까지 중단하면서 실직의 위기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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