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어 봇 트위터, 친(親)정부 성향 일색"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봇(인공지능 메신저 로봇·bot)이 러시아어로 자동으로 생성한 트위터가 러시아어 기반 트위터에 넘쳐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봇이 만들어 낸 이들 트위터는 친(親)정부적 내용을 주로 담고 있어 러시아 내 정치적 토론과 야권의 공조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옥스포드인터넷연구소(OII)는 컴퓨터선전연구프로젝트(CPRP)를 통해 2014년~2015년 사이 러시아 정치를 주제로 정기적으로 트윗을 날리는 러시아어 트위터 130만 계정을 대상으로 분석작업에 나섰다.
OII는 이 가운데 45%가 봇에 의해 생성된 것으로 분석해 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전했다.
만일 러시아어 트위터로 러시아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할 때 상대방의 절반은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OII는 미국 정부와 유럽연합(EU) 지원으로 '정치적 봇'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 폴란드, 브라질, 캐나다, 독일, 우크라이나, 대만, 미국 등 9개국이 연구 대상이었다.
이번 연구는 해당국 정부나 정당,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정치적 라이벌이나 적대국 등을 상대로 특정한 방향으로 어떻게 여론몰이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행위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OII는 지적했다.
이번 연구의 선임연구원인 필립 하워드 OII 교수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유권자들이 양질의 정보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며 "소셜미디어는 이런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절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폴란드의 경우 우익 성향의 봇이 좌익 성향 봇의 2배가 됐다. 중국에서는 중국 정부보다는 친(親)민주주의 선동가들에 의한 봇 사용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도 2016년 대통령선거 당시 봇 생산 소셜미디어가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하워드 교수는 러시아의 소셜미디어들은 그 기반을 러시아에 두고 있어 검열을 당할 수 있지만 해외에 기반을 둔 소셜미디어는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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