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군민융합발전위 신설 '1인체제'강화…상무위원도 휘하에
19차 당대회 앞두고 권력 다기지…측근 정치국원 6명도 포함시켜
(서울·홍콩=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올 가을로 예정된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1인 지도체제' 굳히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에는 군민 체제 지도부를 구축함으로써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고 기존 상대 정치세력을 견제하려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주석이 20일 오후 중앙군민융합(軍民融合)발전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는 시 주석이 군사력과 경제력 증강의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 지난 1월 22일 신설한 기구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 기구가 중국 지도부가 대거 교체될 연말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시 주석의 권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조직으로 보고 있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 위원회 주임을 맡고 있는 시 주석이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류윈산(劉雲山), 장가오리(張高麗) 등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부주임으로 임명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당 최고위층을 위원회에 배치한 것은 권력 강화를 위한 또 다른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론상으로 당 총서기는 정치국 상무위원이라는 평등한 위원들 사이에서 서열이 가장 높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따라서 장가오리 부총리가 판공실 주임 자리를 맡았다는 것은 그의 위상과 격이 떨어졌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원칙적으로 현재 중국 권력체계가 7인 상무위원으로 이뤄진 집단지도체제이지만, 시 주석을 위원장으로 하고 같은 상무위원들을 그 아래에 배치함으로써 상하 관계가 분명해진 것이다.
특히 장가오리 부총리는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 판공실 주임도 겸임하고 있다. 국무위원급의 낮은 직급이 맡았던 판공실 주임 자리를 공산당 권력서열 7위에게 맡겼다는 것은 아주 파격적인 것이다. 또 중국 최고의 의사결정 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을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 부주임으로 임명한 것도 거의 드문 일이다.
이와는 달리 시 주석은 해당 회의에서 통합된 민군 발전이 오랜 경제와 국방 통합 발전의 주요 성과라고 강조하면서 "이는 국가 발전, 총체적 안보와 관련한 중요한 결정이며 복잡한 안보 위협에 대처하고 국가 전략적 이익을 얻기 위한 주요 대책"이라고 밝히는 등 존재감을 과시했다.
중국 중앙(CC)TV가 보도한 제1차 전체회의 영상을 보면 마카이(馬凱) 부총리, 시 주석의 책사인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멍젠주(孟建柱) 정법위원회 서기, 시 주석의 오른팔인 리잔수(栗戰書)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중앙군사위 부주석인 쉬치량(許其亮)과 판창룽(范長龍) 등 시주석의 측근인 정치국원 6명도 중앙군민융합발전위원회 위원에 포함됐다.
시 주석은 이날 회의에서 "군민 융합발전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경제력과 국방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이룩한 중대한 성과이며 또한 국가 발전과 안보에 관한 중대 결정이자 복잡다단한 안보 위기에 대한 대응책이며 국가 전략 우위를 얻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권력을 이어받은 지 4년 6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당과 정부, 군부, 재계를 완전히 장악하면서 이미 중국에서 가장 권한이 막강한 지도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에는 '핵심'이란 칭호를 부여받으면서 마오쩌둥(毛澤東)이나 덩샤오핑(鄧小平)과 같은 '스트롱맨'의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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