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주 국제화 이정표…MSCI "중국증시에 20조원 유입 가능"(종합)

입력 2017-06-21 14:26
수정 2017-06-21 14:47
中 A주 국제화 이정표…MSCI "중국증시에 20조원 유입 가능"(종합)

中증시 국제화 상징적 의미…"한국·대만 증시에 미칠 영향 제한적"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본토의 주식시장인 A주가 21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됨에 따라 중국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또다른 성가를 올렸다.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에 이어 A주도 MSCI 신흥지수 시장에 편입되면서 중국은 통화, 주식 모두 국제화의 중요한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중국 A주는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이다. 각국 주식시장, 고정자산, 국제단기자본, 증시지수의 공급 기지 역할을 하는 MSCI 지수 편입 조치로 중국 주식은 B주(외국인 거래 주식), H주(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주)와 함께 모두 본격적인 국제거래가 가능해졌다.

MSCI는 2013년 6월 A주 시장을 신흥시장지수 예비 리스트에 넣은 이후 매년 지수 편입을 유보해왔다. A주는 이로써 네 번째 만에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앞서 MSCI는 2014년 3월 중국 A주를 최초 5% 편입 후 단계적으로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A주는 애초 계획대로 시가총액 규모의 5%, 222개 종목만 편입되면서 신흥시장지수 전체에서 0.73%의 비중을 갖게 된다.

MSCI 2016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0조 달러 규모의 자산이 MSCI지수를 추종하고 있으며 900개 이상의 상장지수펀드(ETF)가 MSCI지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전 세계 100대 자산관리자 가운데 97곳이 MSCI의 고객이다.



◇ "시장접근성 개선"…중국의 전방위 노력

중국 A주 시장은 시가총액 7조 달러 규모로 전 세계에서 미국 뉴욕증시에 이어 두 번째로 크지만 내국인 위주 거래로 고립된 채 국제 투자자들의 접근성이나 수익금 회수의 제한 등에 대한 문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2013년 A주가 MSCI 신흥시장지수 예비명단에 올라가자 중국 당국은 그간 A주 시장을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다양한 제도 조치를 강구해왔다. 2014년 11월 시행된 후강퉁(호<삼수변에 扈>港通·상하이와 홍콩증시 교차거래)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MSCI는 지난해 6월 A주의 지수편입을 또다시 보류하면서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여전히 시장 접근성에 대한 국제 표준에는 미흡하다며 추가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적격외국기관투자자(QFII) 쿼터 한도, 자본 유출입 규제, 수익 소유권, 자발적 거래정지, 반독점 조항 문제 등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상하이와 선전 두 거래소가 A주 관련 지수와 연계된 금융상품을 출시할 때 거래소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MSCI EM지수를 기반으로 한 기존 금융상품의 거래가 제약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이 중에서도 수익 소유권 문제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명의 주식보유자와 증권 권익 보유자의 개념을 구분하고 투자자와 자산관리인 자산이 각각 독립적으로 존중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중국 당국은 또 QFII 쿼터 상한을 폐지하고 펀드 환매를 막는 보호예수 기한을 1년에서 3개월로 줄여 자본이동 규제를 완화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선강퉁(深港通·선전과 홍콩 증시 교차거래)의 추가 개통으로 QFII의 한도 제한 문제를 완전 해결했다.

자의적 매매중지 관행과 관련해서는 중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기업이라도 임의거래 정지 기간이 3개월을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자발적 거래정지 기간도 10일로 단축시켰다.

MSCI는 이들 조치에 대해 중국 당국의 정책 유효성을 지켜보고 이행 실적을 평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이번 지수 편입으로 이들 조치가 유효한 것으로 평가했다.

MSCI는 이번에 A주의 지수편입을 결정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중국 증시의 접근성이 일정 부분 개선된 데다, A주 편입을 원하는 기관투자자의 요구가 적지 않은 현실을 감안했다고 전했다.

레미 브리언드 MSCI 총괄이사는 "국제 투자자들이 중국 A주의 접근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면서 "MSCI 편입을 위한 모든 조건이 충족됐다"고 말했다.

장샤오쥔(張曉軍) 증감회 대변인은 이에 대해 "MSCI의 결정을 환영하고 높이 평가한다"며 "A주의 지수 편입은 글로벌 투자자의 수요에 따른 필연적인 결정으로 중국 경제의 온건한 발전과 금융시장 안정 전망에 대한 신뢰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이어 중국 자본시장이 앞으로 훨씬 더 개방적인 자세로 해외 투자자를 맞이할 것이며 글로벌 투자자들을 위한 관련 제도와 규칙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편입여파는…"단기적으로 100억 달러 자금 유입"

무엇보다 국제 투자자들의 지표 역할을 하는 MSCI 편입에 따라 중국 증시로 자본유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국제 금융가는 예상하고 있다.

MSCI도 거액의 자금이 중국에 흘러들어갈 것으로 예측했다.

MSCI 임원들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A주 시장의 5%만 부분적으로 편입한 이후 중국에 유입될 초기 자금을 170억∼180억 달러(20조원 안팎)로 예상하면서 향후 A주가 완전 편입되면 유입 자금은 3천400억 달러(약 3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되는 종목이 448개에서 222개로 축소되고 초기 A주 시가총액의 5%만 편입이 허용됨에 따라 기대한 자본유입 규모는 예상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행 인터내셔널과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지수 편입 비중 5% 기준에 의해 MSCI 지수를 따르는 ETF 단기자금 유입량이 100억 달러(11조4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시노링크(國金)증권도 이론적으로 유입 가능한 최대치의 자금이 편입 초기 1년 동안 796억 위안(116억 달러·13조3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A주 시장에서 8천670억 위안(145조원)에 이르는 현재의 신용거래 대출잔액과 하루 4천억∼6천억 위안에 달하는 거래액과 대비된다.

리리펑(李立峰) 시노링크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양동이에 떨어진 물 한 방울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중국으로선 자본유입에 따른 실질적 영향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로라 왕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도 "A주의 지수편입은 MSCI를 수동적으로 추종하는 글로벌 운용자산(AUM) 10억∼15억 달러가 추가 유입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이 같은 자본유입도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A주가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됐더라도 글로벌 펀드들의 자산 재조정이 실제 적용되는 것은 1년 뒤부터다. 따라서 실질적인 편입은 내년부터 이뤄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년 뒤에는 오히려 그동안 쌓였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주가의 상승 흐름이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입장에서는 좋은 그림임이 분명하다. 지수편입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관련 포트폴리오 보유 의욕을 높일 수 있고 이는 또한 A주가 글로벌 시장으로 향하는 진출 길목이 될 수 있다.

중국 증권가는 또 대만과 한국 증시가 MSCI에 편입된 이후 한차례 크게 상승했던 전력을 상기하고 있다.

아울러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인 A주 시장에서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으로 투자자 구조도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글로벌 자금의 중국 자산 배치에 동력을 부여하고 위안화 국제화에도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주변국 자금이탈 경고등…실질적 영향은 제한적

이번 편입 확정으로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감소하고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의 대상이다. 한국 뿐 아니라 홍콩, 대만도 신흥시장지수 비중이 줄어들고 증시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하지만 지수 편입이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A주 가운데 편입 대상 종목도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MSCI 신흥시장지수에는 중국과 한국, 브라질, 태국, 인도, 남아공 등 23개 신흥시장이 편입돼 있다.

1992년에 MSCI 신흥시장지수에 편입된 한국 증시도 초기 20% 편입에서 완전 편입까지 6년이 시간이 걸린 점을 보면 5%에서 시작된 중국 증시가 완전 편입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증시도 1996년에 50%만이 편입된 후 9년 만에 신흥시장지수에 완전 편입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A주의 MSCI 편입으로 한국 증시에서 장기적으로 20조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으나 이는 기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규모이고 대규모 자금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도 1조∼2조원 가량의 자금 이탈이 1년에 걸쳐 일어나는 것은 큰 부담요인이 아니라고 본다.

대만 증권거래소도 A주의 지수 편입에 따른 대만 증시에서의 자금 이탈 규모가 105억 대만달러(3천934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실제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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