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 1천800조원 MSCI 지수에 어떻게 들어갔나

입력 2017-06-21 08:35
수정 2017-06-21 08:43
중국 주식, 1천800조원 MSCI 지수에 어떻게 들어갔나

3차례 실패 후 결국 성공…"접근성 개선"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 본토 주식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벤치마크 지수에 4차례 시도 만에 포함된 것은 중국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통합되는 획기적인 일로 평가된다.

A주로 불리는 중국 본토 주식은 내년부터 MSCI 신흥시장 지수에 들어간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은 1조6천억달러(약 1천800조원)로 추산된다.

A주의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을 놓고는 수년간 논쟁이 있었다.

레미 브리앙 MSCI 지수 정책위원장은 "중국 A주 시장의 접근성이 몇년 사이 개선됐다는 점을 국제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이번 편입 조치에 대해 설명했다.

시장 접근성 개선이 아직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있지만, 중국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싶어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늘어난 것이 배경에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MSCI는 2014년 처음으로 중국 주식의 지수 편입을 검토했다. MSCI는 중국 A주 편입의 걸림돌을 해결하는 방안을 중국 증권 당국과 직접 논의해왔다.

MSCI는 지난 3월에는 편입 대상 종목을 절반 정도로 줄이면서, 12개월 이내에 50일 이상 거래가 중지된 주식은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이 홍콩을 거쳐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시스템으로만 거래할 수 있는 대형주로 대상을 제한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홍콩과 선전 증시의 교차거래를 시작해 외국인들에 금융시장을 더 열었다. MSCI 지수 편입이 좌절된 지 6개월 만이었다. 앞서 상하이 교차거래는 2014년말 시작됐다.

MSCI는 중국 본토 주식을 포함하려 했지만, 중국의 자본 통제를 우려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반대에 부딪혔다.

투자자들은 중국의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와 주식시장 감독 방식에 대한 우려, 본토에서 자금을 회수할 때 겪는 어려움 등을 경계했다. 특히 2015년 증시 폭락 때 당국이 개입해 한때 절반 이상의 종목이 거래 중지당한 것은 불안을 증폭시켰었다.

MSCI는 이번에 A주 포함을 결정하면서도 중국의 증권 감독 당국과 거래소가 거래중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MSCI는 시장 접근성이 더욱 개선되면 A주의 편입 비중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MSC의 올해 편입 결정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 4월 A주 편입을 지지한다고 최초로 밝히면서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됐었다.

중국 주식은 이미 MSCI 신흥시장 지수의 27%를 차지하지만, 이는 홍콩과 미국에 상장된 주식이다. 이번에 포함된 본토 주식은 222개 대형주로 0.73%의 비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BS자산운용의 애널리시트 루시 추는 MSCI 지수 포함으로 80억∼100억달러의 자금이 추가로 중국 A주에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노베이션의 투자책임자 마이클 언더힐은 "중국 A주의 MSCI 지수 포함은 투자자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세계의 투자자 수천명이 중국 본토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