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환자 호스피스 8월 확대시행인데…외면하는 대형병원들

입력 2017-06-21 06:00
수정 2017-06-21 06:28
말기환자 호스피스 8월 확대시행인데…외면하는 대형병원들

5월 기준 상급종합병원 43곳 중 16곳만 호스피스 병동·병상 갖춰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8월부터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말기환자가 대폭 확대되지만, 대형병원들이 호스피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차질이 우려된다.

호스피스는 죽음이 가까운 환자가 육체적 고통을 덜 느끼고 심리적, 사회적, 종교적 도움을 통해 위안을 얻도록 전문기관이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를 말한다.

21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앞으로 말기 암환자 외에도 만성 간경화·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만성 폐쇄성 호흡기질환 말기환자도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8월 4일 시행 예정인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 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결정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따라서다.

말기환자는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인 회복의 가능성이 없고, 점차 증상이 악화해 담당 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진단받은 환자'를 말한다.

지금까지는 암관리법에 따라 말기 암 환자에 대한 호스피스·완화의료만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이들 질환 말기환자들을 주로 치료하는 많은 대형병원이 호스피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말기환자들이 당장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이 심평원에서 받은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호스피스 의료기관별 병동 상세현황'자료를 보면, 5월말 기준으로 전국 상급종합병원 43곳 중에서 16곳만이 호스피스 병동과 병상을 운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상수로 따지면 43개 상급종합병원의 총병상 4만176개 중에서 호스피스 병상은 217개(0.5%)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했다.

이와 관련, 대표적인 상급종합병원 중 하나인 서울대병원은 뒤늦게 부랴부랴 호스피스 병동을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은 오는 8월부터 본관 12층에 병상 10개 병상 안팎의 규모로 호스피스 병동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다.

병원 측은 웰다잉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임종을 앞둔 환자가 평안하고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 구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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