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너무 아픈 현대사…비극보다는 희망 전하고 싶다"(종합)

입력 2017-06-20 13:52
수정 2017-06-20 14:25
송강호 "너무 아픈 현대사…비극보다는 희망 전하고 싶다"(종합)

5·18민주화운동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서 주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처음에는 출연을 거절했습니다. 너무 아픈 현대사를 다루고 있어서 부담감이 있었죠. 일종의 건강한 부담감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 저 자신이 과연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배우 송강호가 20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강호는 그러나 "영화 '변호인'도 마찬가지였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야기가 마음속에 떠나지 않았다"면서 "힘들겠지만, 이 이야기의 뜨거움과 열정, 열망을 많은 분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며 결국 출연하게 된 이유를 털어놨다.

5ㆍ18 민주화운동을 다룬 이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 분)이 통금시간 전까지 광주에 다녀오면 큰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 분)를 태우고 광주로 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의 상식과 도리에 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 뿐만 아니라 '효자동 이발사'(2004), '변호인'(2013), '밀정'(2016) 등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을 전하는 영화에 주로 출연해왔다.

그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필모그래피를 보면 근현대사를 다룬 소재의 영화에 많이 출연했다"면서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역사나, 혹은 알고는 있었지만 예술로 승화한 작품을 만들어간다는 점이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면서 "이런 영화를 통해 비극과 아픔을 전하기보다는 희망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의형제', '고지전'을 연출한 장훈 감독에 메가폰을 잡았다.

장 감독은 기존의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들과 차이점에 대해 "서울의 택시운전사와 독일 기자, 두 외부인의 시선으로 보는 광주의 이야기"라며 "평범한 개인이 시대의 위험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자기 일을 해낸다는 점이 차이점이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를 준비하던 당시에는 작품 소재가 광주를 다루다 보니 위축되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시대적인 분위기가 바뀌었다. 다른 분위기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 영화에는 '피아니스트' 등으로 알려진 독일의 명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목숨을 걸고 5·18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로 출연한다.

토마스 크레취만은 제작과정을 담은 영상을 통해 "영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감독이 나를 원해서 기뻤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토마스 크레취만이 출연에 응해줘서 깜짝 놀랐다"면서 "처음에 독일 에이전시에 문의했더니 캐스팅이 어려울 것이라는 답이 왔다. 그래도 영문 시나리오를 보내봤는데, 토마스 크레취만이 미국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유해진은 광주 택시기사 황태술역을, 류준열은 대학가요제 나가는 것이 꿈인 광주 청년 구재식역을 맡았다.

'택시운전사'는 8월 개봉한다.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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