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로 홈런 치는 거 아니잖아요"…단신 선수의 장타 사냥

입력 2017-06-20 10:43
"키로 홈런 치는 거 아니잖아요"…단신 선수의 장타 사냥

신장 163㎝ 김성윤, 165㎝ 김선빈 같은 날 홈런포

메이저리그 최단신 알투베는 리그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지난주 KBO리그 '최단신' 김성윤(18·삼성 라이온즈)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신장 163㎝인 그는 18일 대구 SK 와이번스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 말 1사 2루에서 스콧 다이아몬드를 상대로 투런포를 터트렸다.

프로 첫 안타와 타점을 홈런으로 장식한 것이다.

"(작은 키가) 야구 할 때만큼은 불편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당차게 말하는 김성윤은 프로 입단 후 힘을 키우는 걸 게을리하지 않았고, 홈런으로 땀방울을 보상받았다.

타율 0.364로 KBO리그 수위타자에 올라선 김선빈(28·KIA 타이거즈)도 김성윤과 같은 날 홈런포를 가동했다.

신장 165㎝로 2008년 프로 입단 이후 줄곧 KBO리그 최단신 타이틀을 지키다 올해 김성윤에게 넘겨준 김선빈은 18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7회 말 신정락을 상대로 솔로포를 터트렸다.

올해 2호 홈런이자 프로 통산 13호 홈런이다.



보통 신장이 작은 선수는 배트를 짧게 쥐고 정확한 타격에 집중한다. 신체조건 때문에 장타를 노리는 게 힘들기 때문이다.

김선빈은 그러나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내기 위해서다. 덕분에 2013년 이후 4년 만에 1군에서 '홈런 손맛'을 봤다.

김선빈의 시즌 홈런은 2개에 불과하지만, 대신 19개의 2루타로 리그 3위를 달린다. 2012년 126경기에서 2루타 19개를 친 게 종전 시즌 최다였던 그는 올해 67경기 만에 수치를 맞췄다.

현역 시절 '날다람쥐'로 불렸던 김광수(58) 전 한화 이글스 수석코치도 작은 체구로 장타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신장 165㎝였던 김 코치는 1982년부터 1992년까지 OB(현 두산) 베어스에서만 11시즌 동안 활약하며 통산 27개의 홈런을 때렸다. 1985년에는 홈런 9개로 팀 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는 가장 매운 '작은 고추' 호세 알투베(27·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있다.

그의 공식 신장은 5피트 5인치(165㎝)다. 입단 직후에는 5피트 7인치(170㎝)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측정해 오차를 바로잡았다.

201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알투베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최다안타 타이틀을 지켰다. 2014년(0.341)과 2016년(0.338)에는 수위타자 타이틀을 차지했고, 2012년 이후 5년 연속 30도루를 넘겼다.



알투베는 일발 장타까지 장착했다. 2015년 홈런 15개로 처음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더니, 지난해에는 24개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올해도 벌써 홈런 10개다.

지난해까지 휴스턴 벤치 코치로 알투베를 지켜본 트레이 힐만(54) SK 와이번스 감독은 "그의 홈런 비결은 하체"라면서 "장타력을 키우려고 400파운드(181㎏) 스쿼트를 하다가 450파운드(204㎏)까지 무게를 늘렸다. 경기 전 3~5세트씩 거르지 않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힘을 위한 식단을 짤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했다. 덕분에 작은 키에도 홈런을 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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