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수탈·피란생활 현장 '우암동 소 막사' 등록문화재 신청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부산 남구는 일제 수탈의 현장이자 6·25전쟁 때 피란민의 집단 주거지였던 우암동 소 막사 건축물을 등록문화재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남구가 등록문화재 신청을 추진하는 우암동 189번지 일대는 일제강점기 전국에서 공출한 소를 일본으로 보내기에 앞서 검역을 하고 관리하던 소 막사 40개가 있던 곳이다.
6·25전쟁 때는 피란민 20만명이 집단으로 거주했고 이후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으로 남아 주로 영세민들이 사는 곳이 됐다.
등록문화재 신청 대상 지역은 338㎡ 규모로 현재 17가구가 살고 있다. 소 막사의 모습이 일부 남아있다.
남구는 주민 이주 보상 등을 마치면 소 막사를 복원하고 기념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남구 관계자는 "피란민의 임시 주거시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로서 등록문화재로 등록해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남구가 부산시를 통해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 신청을 하면 문화재청 조사와 심의를 거쳐 등록 여부가 결정된다.
우암동 189번지는 2001년 부산 출신 곽경택 감독의 영화 '친구'에도 나온다.
살인 등의 혐의로 법정에 선 준석(유오성)은 본적과 주소를 말하라는 판사의 지시에 "부산시 남구 우암동 189번지. 주소는 영도구 청학3동 대림빌라 4동 1109홉니다"라고 대답한다.
곽 감독은 실향민인 아버지 곽인완(83) 씨가 부산으로 피란해 처음 살았던 이곳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영화에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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