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방위 대립에 국회파행 먹구름…협치 고사 위기

입력 2017-06-19 17:46
여야, 전방위 대립에 국회파행 먹구름…협치 고사 위기

강경화 임명으로 정국급랭…'靑 검증 책임론' 대치전선

김상곤·조대엽 등 청문회 줄줄이 이어져 갈등수위 고조

국회 파행 여야 모두에 부담…협치 동력 살려야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 여야의 대치 전선이 인사청문회에서 추경과 정부조직법, 국회 상임위 운영 문제 등으로 확대되면서 국회 파행이라는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사사건건 여야의 대립이 반복하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여야가 다짐했던 협치의 정신이 불과 한 달여 만에 고사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18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은 정국 급랭의 계기가 됐다. 강 장관 임명에 반대해온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협치 포기 선언"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경환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몰래 혼인신고' 논란에 휘말려 사퇴한 것도 여야 관계에 영향을 줬다. 기세를 올린 야당은 낙마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렸고, 여당도 "혼인무효 판결문의 공개는 위법소지가 있다"며 역공에 나섰다.

결국,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5개 상임위는 파행했다.

바른정당은 이날 강 장관 임명에 항의해 국회 일정에 전면 불참했고, 자유한국당도 당분간 국회 상임위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부적격자 임명을 강행한 데 대해 당분간 냉각기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오늘 하루가 될지 이틀이 될지 모르지만 참여하지 않을 것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 역시 냉각기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국회 의사일정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여야의 대치 전선은 줄줄이 대기 중인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당장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낙마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나아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무너졌다면서 조국 민정수석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등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40여 년 전 발생한 안 전 후보자의 몰래 혼인 신고 문제를 이유로 조 수석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는 입장이다.

원내 핵심관계자는 "청문회도 하기 전에 안된다고 하면 인사청문회 제도는 왜 있느냐"고 반박했다.

특히 여권은 야당이 낙마 공세를 하는 것은 '개혁 발목잡기'라는 인식이다. 국민 여론이 높은 지지율로 개혁 드라이브를 뒷받침하는 만큼 개혁작업의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인사 문제는 양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여기에다 인사청문 정국에서 출발한 여야 대립이 추가경정예산안 및 정부조직법 처리를 둘러싼 공방으로 번질 조짐이어서 오는 27일 종료하는 6월 국회가 파행과 공전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여권은 초기 개혁 드라이브에서 전혀 성과를 내지 못하는 부담을 안게 되고, 야권은 대내외적 위기를 외면하고 국정 파행을 초래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야당도 거부할 수 없는 인사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국이 인사 문제로 꼬여있는 만큼 야당이 문제 삼기 어려운 사람 위주로 인선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야당도 존재감 확보를 위해 정치공세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정의 파트너로서 여당에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에서는 정부조직법 등 다른 사안보다 여야간 견해차가 크지 않은 문제에 대해선 우선적으로 협의하는 방식으로 협치의 동력을 살려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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