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위기' 원동중 1호 프로선수…최단신 김성윤의 패기
163㎝ KBO리그 최단신…수비·주루로 인정받다 1호 홈런까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성윤(18·삼성 라이온즈)은 '기적의 산물'이다.
163㎝의 KBO리그 최단신 선수이자, 팀 내 최연소 김성윤이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0회말 민병헌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해 눈길을 끌었던 그가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홈경기, 1-0으로 앞선 3회말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스콧 다이아몬드의 공을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2점 아치를 그리며 프로 첫 안타와 타점, 홈런을 신고했다.
빠른 발과 넓은 수비 폭이 장점이었던 그는 약점으로 꼽힌 '힘'도 키워나가고 있다.
담대한 성격은 김한수 감독과 김태한 수석코치도 인정한다.
김 감독은 "김성윤은 아직 힘이 조금 부족할 뿐, 많은 장점을 가진 선수다.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에게 1군 무대가 부담스럽기도 할 텐데 김성윤은 적극적으로 경기에 나선다"고 했다.
김태한 코치는 "6일 두산전에서 호수비를 한 뒤 김성윤에게 물으니 '공이 오면 어떻게 수비할지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고 하더라. 경기를 즐기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극복'은 김성윤 야구 인생의 테마였다.
그는 '기적의 시골 야구부'로 불리는 양산 원동중 출신 1호 프로선수다.
원동중은 2011년 학생 수가 줄면서 폐교위기에 놓였다. 폐교를 막고자 2011년 3월 야구부를 창단했고, 2013년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렇게 야구부가 폐교위기에 놓인 학교를 구했다.
김성윤은 2013년 우승 멤버다. 여기에 지난해 8월 열린 2차 신인 지명회의에서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삼성에 지명돼 원동중 최초 프로선수가 됐다.
원동중 야구부 창단을 적극 지원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창단할 때 '너희 중 한 명이라도 프로에 진출하면 정말 감격할 것 같다'고 했는데 김성윤의 그 일을 해냈다"고 흐뭇해했다.
김성윤은 '키'에 대한 얘기를 수없이 들었다. 그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 몰라도 야구할 때만큼은 불편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당차게 말한다.
오히려 원동중 출신이라는 사연과 작은 키가 김성윤을 더 돋보이게 한다.
"NC 다이노스 이종욱 선배를 롤모델로 삼고 열심히 훈련한다"는 김성윤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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