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상금 격차 감소…축구·골프는 여전히 불평등"< BBC>

입력 2017-06-19 15:29
"남녀 상금 격차 감소…축구·골프는 여전히 불평등"< BBC>

BBC스포츠 자체 조사 "2014년보다 남녀 상금 격차 줄어"

"테니스는 일찍부터 남녀평등…축구가 가장 불평등"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스포츠 종목에서 남녀 선수에 대한 상금 격차가 줄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축구와 골프는 여전히 남녀 선수의 상금 차이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9일(한국시간)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남녀 선수의 상금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라며 "44개 종목 가운데 35개 종목이 남녀 선수에게 똑같은 상금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2014년에 이어 3년 만에 두 번째로 남녀 선수 상금 격차 조사에 나선 BBC는 68개 스포츠 종목 연맹과 접촉해 55개 국제스포츠 연맹으로부터 답변서를 받았다.

이 결과 83%의 스포츠 종목이 남녀 선수에게 똑같은 상금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각 종목 세계선수권대회 상금(보너스·스폰서 협찬금 제외)만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남녀 선수의 '상금 평등'을 가장 잘 실천하는 스포츠는 테니스였다.



BBC에 따르면 테니스는 '전설' 빌리진 킹을 포함한 9명의 여성 선수들이 남녀 선수 상금 차별 금지 캠페인을 벌이면서 1973년 US 오픈 대회부터 남녀 선수에 대한 상금 차별을 없앴다. 테니스의 뒤를 이어 볼링, 스케이팅, 마라톤, 사격, 배구, 스쿼시, 서핑 등이 남녀 선수에게 똑같은 상금을 주고 있다.

반면 축구는 남녀 선수에 대한 상금 차별이 가장 큰 종목으로 조사됐다.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첼시는 3천800만 파운드(약 550억원)의 상금을 받았지만, 잉글랜드축구협회(FA) 여자축구리그(WSL)는 아예 우승상금 자체가 없다.

더불어 2016-20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인 레알 마드리드도 1천350만 파운드(약 195억원)의 상금을 챙겼지만 2016-2016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을 차지한 올랭피크 리옹은 21만9천920 파운드(약 3억2천만원)의 상금에 그쳐 무려 61배 차이가 났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월드컵 역시 남자는 3천500만 파운드(약 5천5억원)의 상금이 걸려있다. 반면 여자 월드컵 우승상금은 200만 파운드(약 29억원)에 그쳤다.

골프도 남녀 간 상금 차별이 여전히 크다.

BBC는 "여자 골프 선수들이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상금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메이저 대회에서는 남자 선수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라고 지적했다.

디오픈의 남자 선수 우승상금은 117만 파운드(약 17억원)이지만 여자 선수의 우승상금은 48만7천 파운드(약 7억원)에 그쳤다.

US 오픈 역시 여자 선수(90만 파운드)보다 남자 선수(180만 파운드)의 상금이 두 배나 높았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BBC와 인터뷰에서 "스포츠는 비즈니스 세계를 비추는 거울과 같다. 불행하게도 비즈니스 세계에서 많은 여성이 같은 일을 하고도 남자보다 항상 돈을 덜 받고 있다"라며 "이런 차별을 없애고 남녀 선수가 실력에 따라 똑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싸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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