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신경전…中·이란 vs 美·카타르 합동군사훈련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카타르 단교를 계기로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걸프해역 입구인 호르무즈해협에서 각각 카타르, 이란과 합동군사훈련을 해 주목된다.
19일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이 17일 카타르와, 그 다음날인 18일 중국이 이란과 합동 해군군사훈련을 했다.
미국은 해군 함정 두 척을 보내 사우디 등의 단교로 고립위기에 놓인 카타르 해군과 훈련했다. 카타르는 중동 내 최대 미군 거점인 우데이드 공군기지가 있어 미국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카타르와 합동훈련한 데는 이란 견제 목적도 있어 보인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자국 전함 부근에 이란 함정들이 출현하고 있다면서 이란을 비난해왔다.
중국이 이란과 합동 군사훈련을 한 것은 다분히 미국 견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로 으르렁대는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이란은 중국 주도의 지역 경제·안보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식 회원국 가입 의사를 밝혀왔다.
중국과 이란 합동군사훈련에 중국 측은 구축함 2척, 보급함 1척, 헬리콥터 1대를 보냈다. 중국 해군 선단은 합동군사훈련을 위해 파키스탄 카라치항에서 대기하다 지난 15일 호르무즈해협 부근의 이란 남부 반다르압바스항에 입항했다. 중국 해군 선단은 합동 훈련을 마치고 오만으로 향했다.
이란 해군은 구축함 알보르즈함과 헬리콥터 1대, 병력 700명을 합동훈련에 동원했다.
후세인 아자드 이란 해군 소장은 "양국 해군이 공동 협력을 하고 해적 소탕과 무역선 보호, 구출작전 등에 관한 정보를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은 걸프 국가와 이란,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천연가스 수송 통로로 전 세계 원유 교역량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경제 군사적 요충지이며 중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원유가 통과하는 지점이다. 중국과 이란 양국 해군의 합동 훈련은 2014년 9월 같은 해협에서 이뤄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예비역 소장 출신인 쉬광위(徐光裕) 중국 군축감군협회 연구원은 "중국은 카타르와 이웃국가들 간의 최근 논쟁에서 특정 국가의 편을 들기보다 중립적이고 중재자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번 합동군사훈련은 중국과 이란 간의 우호협력 징후"라고 진단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샤오셴(肖憲) 중국 윈난(雲南)대 중동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 이란은 군사교류와 합동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번 해군 훈련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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