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통신비 인하 밑그림 나온다…미래부, 국정위 4차 보고
요금할인율 상향·분리공시·공공 와이파이 확대 등 거론
4G 포함 기본료 일괄 폐지는 힘들 듯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가 1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통신비 인하안을 보고한다. 비공식 보고를 제외하면 4번째다.
미래부는 지난 보고에서 나온 국정기획위의 주문에 맞춰 보편적 통신비 인하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논란에 휩싸인 기본료 일괄 폐지보다는 요금할인율 확대, 분리공시, 공공 와이파이 확충 등이 주요 방안으로 제시될 것으로 본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부는 국정기획위 보고를 앞두고 통신비 인하안의 최종 검토에 몰두하고 있다.
그동안 이동통신 3사로부터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지만, 이번 보고를 앞두고는 별다른 수렴 과정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 관계자는 "미래부에 이미 업계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한 데다 미래부도 그동안 통신사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이번에는 그동안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안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방안은 요금할인율을 현행 20%에서 25%로 확대하는 것이다.
2014년 도입된 요금할인(선택약정)은 약정 기간 통신비를 할인해주는 제도다.
요금할인은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은 전체 가입자에게 적용되고, LTE 데이터 요금제에서 기본료(1만1천원) 폐지 이상의 할인 효과가 난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보편적 인하안으로 꼽힌다.
시민단체는 20%에서 30% 상향을 요구하고 있지만, 법 개정 없이 미래부 고시로 조정할 수 있는 한도는 25%다.
하지만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통신사의 반발이 걸림돌로 지목된다.
분리공시 도입과 공공 와이파이 확대도 주요 방안으로 거론된다.
공시지원금에서 이통사와 제조사의 재원을 별도로 공시하는 분리공시는 제조사의 보조금을 투명화해 출고가 거품을 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케팅 비용 공개는 어렵다"는 제조사의 반발로 한 차례 도입이 무산됐지만, 대통령의 통신비 공약에 포함된 데다 LG전자가 최근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미래부로서도 정책 추진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공공 와이파이 확대는 가장 실행 가능성이 큰 방안으로 꼽힌다. 미래부도 지난 보고에서 공공 와이파이 확대안을 포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장소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와이파이는 통신 3사의 협조가 필수인데 LG유플러스, SK텔레콤에 이어 최근 KT가 8월 중 자사 와이파이 10만개를 타사 고객에 개방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구체적 이행 방안이 나온 상태다.
보편적 데이터 요금제 출시도 관심을 끄는 안이다.
현재 거론되는 요금제는 300MB를 기본 제공하는 현행 3만원대 데이터 요금제보다 1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 1GB를 기본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현행법에서는 이통사에 요금제 출시를 강제할 수 없어서 근거 법안을 마련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이밖에 잔여 데이터 이월 제도 확대와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 확대 등도 미래부 보고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논란이 된 기본료 폐지는 4G를 포함한 일괄 폐지보다는 취약계층에 한해 우선 폐지하고, 추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애초 국정기획위는 기본료 항목이 있는 2G와 3G 가입자부터 폐지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업계의 반발이 워낙 거센 데다 4G(LTE) 가입자와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폐지 논의에서 한 발 물러선 상태다.
국정기획위는 서두르지 않고, 소비자 모두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통신비 인하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표 위원장은 지난 12일 전체회의에서 "통신비 인하 등의 과제는 국민의 관심이 높고 이해관계도 첨예해 결론을 내리는 데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래부 보고가 마무리되더라도 구체적인 이행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래부는 통신비 인하안에 대해서는 함구령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가 무리해서 기본료 폐지를 추진하기보다는 기본료 폐지에 버금가는 효과를 낼 방안들을 마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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