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 野 대선후보 카툼비 "귀국해 출마"…정권교체 관심

입력 2017-06-17 18:25
민주콩고 野 대선후보 카툼비 "귀국해 출마"…정권교체 관심

현 대통령 임기 끝났지만 계속 집권…유엔, 귀국·대선 출마 보장 요청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임기가 끝났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조제프 카빌라 현 대통령의 정치적 맞수인 모이스 카툼비가 이른 시일 내 귀국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인이자 광물이 풍부한 카탕가 지역 주지사였던 그는 카빌라 현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거론됐지만 카빌라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기획하면서 정치적으로 압박해오자 신병 치료를 이유로 작년 5월 외국으로 나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카툼비는 전날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곧 귀국할 생각이다. 유엔이 내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가서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카툼비는 이달 초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진정을 내면서 민주콩고 정부가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고 시도해 어쩔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2001년 1월 암살된 아버지 로랑 데지레 카빌라 전 대통령의 뒤를 이은 카빌라 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임기가 끝났다.

애초 11월에 치러야 했던 대선은 무기한 연기됐다가 올해 말 치르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지난해 8월 이후 민주콩고에서는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수백 명이 숨지고 130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민주콩고는 이미 로랑 데지레 키빌라 집권 기간인 1998년∼2003년 내전으로 500만 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겪은 바 있다.

카툼비가 귀국하더라도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부동산 소송에 얽혀 징역 3년형이 선고된 데다 당국은 그가 돌아오면 체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야당은 사법부가 조종당하고 있다면서 그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유엔은 이달 13일 서한에서 카툼비의 귀국과 선거 출마를 보장해줄 것을 민주콩고에 요청했다.

카빌라 대통령과 카툼비는 한때 정치적 동지였다가 카툼비의 대선 출마 등으로 갈라섰다. 1960년 벨기에에서 독립한 민주콩고는 57년간 단 한번도 순조롭게 정권교체가 이뤄지지 못했다.

mino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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