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공항서 멸종위기 천산갑 비늘 적발…13억원 규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약 400㎏에 달하는 천산갑의 비늘이 밀수중 적발됐다고 현지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공항 당국자는 "지난 15일 굴 껍데기라는 라벨이 붙은 상자 16개의 내용물 검사 결과 880 파운드(약 399㎏)의 천산갑 비늘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상자들은 아프리카 가나발 터키항공기에 실려 말레이시아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 세관은 약 800마리의 천산갑을 도살해야 400㎏의 비늘이 나올 것이라면서 적발된 천산갑 비늘의 가치가 500만 링깃(약 13억2천5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화물보관소에서는 이달 9일과 지난달 초에도 각각 288㎏과 712㎏의 천산갑 비늘이 적발됐다.
지난 14일에는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도 수마트라 섬 메단 블라완 항을 통해 말레이시아로 밀반출되려던 천산갑 225마리가 적발됐다.
인도네시아 환경산림부 관계자는 "스트레스 때문에 다수가 폐사해 살아있는 천산갑은 110마리에 불과했다"면서 "천산갑을 밀수하려던 남성 두 명을 현장에서 체포해 배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천산갑은 베트남과 중국 일부 지역에서 고급 식재료로 사용된다.
천산갑의 비늘은 류머티스성 발열을 억제하는 부적이나 한약재로 쓰이며, 간혹 마약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제조하는 원료로도 활용된다.
고기와 비늘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천산갑의 야생개체수는 빠르게 줄고 있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은 2014년 보고서에서 천산갑의 야생 개체 수가 21년 만에 기존의 20% 이하로 급감했다고 밝히고, 8종의 천산갑을 모두 '취약종'과 '멸종 위기종', '심각한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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