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家 웨딩플래너, 뉴요커 주택정책 총괄한다

입력 2017-06-17 06:51
트럼프家 웨딩플래너, 뉴요커 주택정책 총괄한다

NYT "린 패튼, 뉴욕·뉴저지 담당"…"뉴욕이 견습생 대상" 거센 반발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웨딩플래너 역할을 맡았던 인사가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주택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의 웨딩플래너였던 린 패튼이 주택도시개발부 산하 제2 지역사무소장으로 사실상 지명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린 패튼은 '에릭 트럼프 재단'(ETF) 부회장 자격으로, 지난해 '트럼프 후보지명'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패튼을 신임 제2 지역사무소장으로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도시개발부는 미 50개 주를 10개 권역으로 나눠 관할하며, 제2 지역사무소(Region II office)는 뉴욕·뉴저지 2개 주(州)를 담당한다. 특히 뉴욕시 한곳에만 주택도시개발부 예산의 약 4.5%가 배정될 정도로 비중이 큰 지역이다.

주택도시개발부는 관련 보도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패튼이 주택정책에서 아무런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벌써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들을 공직에 임명한 사례가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뉴욕·뉴저지 주의 주택정책을 총괄하고 지역-연방정부의 가교역할을 맡기에는 무리라는 게 반발의 핵심이다.

당장 그레이스 멩(민주·뉴욕)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패튼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멩 하원의원은 서한에서 "이건 어프렌티스(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견습생 채용 TV프로그램) 쇼가 아니다"라며 "연방정부는 대통령 개인직원들의 후원 조직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일간 뉴욕데일리뉴스는 '웨딩 사기꾼'(Wedding Scammer)이라는 제목으로 강하게 비판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뉴요커들을 위해서라도 패튼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벤 카슨 장관이 직접 와서 뉴욕 주택정책의 복잡한 문제를 파악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경외과 출신의 카슨 장관 역시 주택정책의 경험이 없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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