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콜 추모 "내 인생 바꿔놓아"…트럼프 "유산 이어질것"(종합)

입력 2017-06-17 11:27
메르켈, 콜 추모 "내 인생 바꿔놓아"…트럼프 "유산 이어질것"(종합)

세계 주요 정치인과 옛 파트너들 "큰 인물 잃었다" 애도

(베를린·서울=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이광빈 기자 = 독일 '통일총리' 헬무트 콜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전 세계 주요 정치인과 옛 거물급 정치 파트너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이들은 한결같이 한 위대한 독일인이자 거대한 유럽인을 잃었다며 비통해했다.

16일 저녁(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방문길에 오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때 자신의 정치적 스승으로도 불린 콜에 대해 "제때에 제대로 일을 해낸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메르켈 총리는 수십 년 지속한 동, 서독 분단을 극복할 역사적 호기가 왔음을 콜은 이해했고,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고 이유를 들었다.

그의 능숙한 정치력이 있었기에 주변국들을 설득할 수 있었고, 결국 이에 힘입어 동, 서독의 평화적 통일이라는 결실을 봤다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콜은 내 인생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사람이었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고속성장을 도운 고인과의 특수관계를 거론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는 독일을 16년 간 이끄는 동안 미국의 친구이자 협력자였다"라며 "독일통일의 아버지이자 대서양 양안 동반자관계의 지지자였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그의 노력과 비전은 전 세계에 도움을 줬다"면서 "그의 유산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 독일로 내달릴 당시 고인의 주요 국제관계 파트너였던 미국의 대통령 조지 HW 부시는 성명을 통해 "진정한 자유의 벗을 잃었다"라며 슬퍼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고인은 평생 서독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하며 전쟁과 전체주의에 맞섰다면서 "전후 유럽의 위대한 지도자들 가운데 한 명이었다"고 상찬했다.

나아가 냉전 종식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잔류한 통일독일을 함께 만든 것은 자기 생애 최고의 보람 중 하나였다고 회고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내 친애하는 친구의 작고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고인의 통일 기여와 21세기 유럽의 근간 구축이라는 업적을 평가한 뒤 "그와 함께 1994년 브란덴부르크문을 따라 걷던 기억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독일통일과 프랑스·독일 친선우호의 설계자"라고 고인을 평하고 "우리는 한 위대한 유럽인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콜의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이탈리아는 그를 독일통일과 유럽장벽 붕괴를 이끈 주역으로 기억한다"고 짚었다.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유럽의 재통합을 지원한 친구이자 정치가였다. 고인을 항상 기억하겠다"고 했고,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나의 멘토이자 친구, 유럽의 진정한 정수였던 그가 몹시도 그리울 것 같다"며 절통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한 위대한 정치가, 위대한 독일 정치인, 무엇보다 위대한 유럽인이었다"라고 콜 전 총리를 높이고는 "그는 독일을 통일로 이끌었을 뿐만이 아니라 유럽의 통합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고인이 평생 몸담은 기민당 중앙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슬픔에 빠져있다"라고 짧지만 강렬한 비애를 전했고,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 역시 "한 위대한 독일인이자 위대한 유럽인의 작고에 깊은 비애를 느낀다"고 논평했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