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알바노조 단체교섭 개시…장소·인원부터 견해차(종합)
사측 대표 불참…사측 "법으로 보장된 노조활동 권한 존중"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알바노조가 16일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업체인 한국맥도날드와 단체교섭을 위한 상견례를 하고 첫 만남을 가졌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 측과 사측이 단체교섭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맥도날드 대표가 불참한 데다 양측은 교섭 장소와 인원 등 기본적인 문제부터 큰 입장 차이를 보여 교섭에 난항이 예상된다.
알바노조는 이날 오후 5시께 서울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사측과 첫 교섭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열어 "교섭 장소와 인원 등에 관한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알바노조는 "조주연 맥도날드 대표이사가 상견례 자리에 나오지 않았다"며 "단체교섭에 책임을 느낀다면 대표가 직접 나왔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다음 교섭부터 조 대표이사가 참석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교섭 장소를 협의하는 것부터 입장이 엇갈렸다.
알바노조는 "노동조건이 달린 단체교섭인 만큼 노조 사무실이나 맥도날드 본사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사측은 제삼의 장소에서 비공개로 하자고 맞섰다.
교섭 인원에 관해서도 합의하지 못했다.
알바노조 측은 교섭대표를 위원 5명과 간사 1명 등으로 구성해 6대6 교섭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3대3 교섭을 요구했다.
이날도 알바노조 측은 이가현 위원장 등 6명이 참석했으나, 맥도날드는 영업팀 2명·노무 담당 1명 등 팀장급 3명이 참석했다.
알바노조는 2차 교섭 전까지 사측에 재무제표와 점포 수 등에 관한 정보를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사측은 나중에 답을 주기로 했다.
2차 교섭은 7월 초에 열기로 잠정 합의했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이자 교섭 당사자인 박준규 알바노조 조합원은 "맥도날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알바를 쥐어짠다. 일개 점주나 점장이 아닌 본사 차원의 문제"라며 "단체교섭이 맥도날드 알바 현장뿐 아니라 우리나라 서비스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맥도날드 측은 "오늘 상호간 교섭원칙 등을 논의 했다"면서 "법으로 보장된 노조활동 권한을 존중한다. 합법적인 절차에 근거한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알바노조는 올해 4월 맥도날드와의 교섭대표 노조 지위를 얻고 단체교섭 절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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