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정착 '외래해충 삼총사'의 습격…피해 3년새 3배↑

입력 2017-06-20 08:07
한반도 정착 '외래해충 삼총사'의 습격…피해 3년새 3배↑

갈색날개매미충·미국선녀벌레·꽃매미 전국 농경지 급속 확산

겨울철 온난, 천적 없어 창궐…정부·지자체 일제 방제 '비상'

(전국종합=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지구 온난화로 번식 환경이 좋아진 데다 천적까지 사라지면서 '외래 해충 삼총사'로 알려진 미국선녀벌레와 꽃매미, 갈색날개매미충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외래 해충의 발생 면적이 3년 새 최고 3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농경지 피해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올해는 외래 해충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왕성하게 번식, 전국의 농가와 산림을 뒤덮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가 일제 방제 기간을 정해 총력 대응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20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외래 해충 가운데도 가장 큰 골칫거리는 최근 급격히 증가세를 보이는 갈색날개매미충이다.

동아시아가 원산으로 알려진 이 해충은 매년 5월 부화해 40∼50일 이후에 성충이 된다.

산수유와 감나무 등의 가지에 들러붙어 즙액을 빨아 먹어 생육에 지장을 주고, 배설물을 분비해 과실 그을음병을 유발한다.

천적도 별로 없고 월동 생존율까지 높아 그야말로 돌발 해충 중 최강의 무법자로 꼽힌다.

2014년 4천800㏊에서 2015년 6천958㏊, 작년에는 1만1천276㏊로 피해 면적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올해 역시 창궐 조짐을 보이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지난 3월 전국 2만2천509 농가(1만5천831㏊)를 대상으로 외래 해충 월동난(알) 발생 면적을 조사한 결과, 갈색날개매미충의 알 발생면적은 5천37ha로 지난해보다 59.3%(1천875㏊)나 증가했다.

중국과 북미대륙이 각각 원산지인 꽃매미와 미국선녀벌레도 악명이 높다.

둘 다 5월에 부화해 일정 시기가 지나 성충이 되면 감나무와 단풍나무, 가죽나무나 포도 등의 가지에 붙어 즙액을 빨아 먹으며 과실이나 나무에 피해를 준다.



꽃매미는 2014년 1천799㏊에서 2015년 1천176㏊, 작년에는 2천516㏊로 피해 면적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선녀벌레도 피해 면적이 2014년 3천264㏊였다가 지난해 8천116㏊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난화로 알을 낳는 시기인 겨울 기온이 높아지면서 돌발해충이 성충으로 성장하는 비율도 높아진 것이다.

지난 겨울 기온이 예년보다 높았던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외래 해충이 그 어느 때보다 극성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3개월 전국 평균 온도는 예년보다 1.3도 높았다.

12월 평균 기온은 영상 3.1도로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3번째로 높은 수준이었고 평년보다 1.6도나 높았다.

1월 평균 기온도 평년보다 1.1도 높은 영상 0.1도를 기록했다.



외래 해충들의 방제 대응력도 높아졌다.

외래 해충들이 방제가 이뤄진 농경지를 피해 인근 야산으로 잠시 몸을 숨겼다가 다시 농경지로 다시 침투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게 농촌진흥청의 설명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달 16일부터 오는 20일까지를 외래 해충 전국 일제 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산림청·지자체와 공동방제 작업에 들어갔다.

농경지와 산림지를 동시 방제해 외래 해충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노형일 농촌진흥청 농촌지도관은 "외래 해충의 이동 특성을 분석, 과거보다 산림지와 농경지에 대한 공동방제를 크게 늘렸다"며 "최대한 고성능분무기와 등 각종 장비를 투입해 방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화 시기에 집중적이고 효과적으로 방제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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