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윗질만 하는 트럼프 못 믿어"…펜스 부통령, 개인변호사 고용
FT "공화당 내 '러시아 스캔들' 우려 확산"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일파만파로 확산하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비하기 위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개인 변호사를 고용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법무장관과 연방검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률회사 '맥과이어우즈'의 회장을 맡고 있는 리처드 컬렌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지난해 미 대선 개입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수사 등에 대비하기 위해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를 선임했다.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등과 관련해 사법방해죄 여부 등도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할 당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등과 함께 조언을 구했던 사람 중 한 명이다. 쿠슈너 고문도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변호사를 선임했다.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은 이메일 성명에서 "부통령이 특검 조사에 대비해 컬렌 변호사를 선임한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사건의 조속한 종결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변호사 비용은 정부 예산이 아닌 펜스 부통령의 개인 비용으로 지출될 예정이다.
여러 정치인의 변호를 맡았던 컬렌 변호사는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의 이혼 소송에서 전처 엘린 노르데그렌을 변호해 유명해진 인물이기도 하다. 코미 전 국장과는 맥과이어우즈에서 같이 일했고, 그의 딸의 대부이기도 하다.
미국 현대사에서 개인 변호사를 고용한 부통령으로는 리처드 닉슨 전 행정부 당시 부당이득,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은 스피그 애그뉴 부통령,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선거자금 모금과 관련해 조사를 받은 앨 고어 부통령 등이 있다.
WP는 "펜스 부통령의 개인 변호사 고용은 특검 소환 등에 대비해 백악관 보좌진이 잇달아 개인 변호사를 선임토록 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FT는 펜스 부통령의 개인 변호사 선임이 러시아 스캔들 사태의 심각성을 의미한다면서 "공화당원들이 갈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을 다루는 태도에 실망하고 있으며, 특히 그의 트위터 남용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그들이 가짜 스토리를 만들더니 이젠 사법방해를 노리고 있다"며 사법방해 여부 조사 등을 '미국 정치 역사상 최대의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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