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이나 남았는데…부산상의 회장 선거 벌써 후끈
"상공계 위축 더는 안돼" 중견 기업인 4∼5명 출마 의지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지역 경제계를 대표하는 상공회의소의 차기 회장을 뽑는 선거가 조기에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선거가 8개월이나 남았지만 벌써 몇몇 기업인이 출마 의사를 밝히며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부산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중견 기업인 4∼5명이 자천타천으로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현 조성제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중순까지이고 선거는 내년 2월께 치러진다.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신발 제조업체인 와이씨텍 박수관(67) 회장이다.
부산·경남지역 베트남 명예총영사와 봉사단체인 '맑고 향기롭게' 부산모임의 회장을 맡는 그는 "부산상의가 지역 발전을 견인하고 기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며 강한 의지를 내보였다.
삼강금속 송정석(69) 회장은 "중소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며 상의 회장 선거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조선 기자재업체를 경영하는 그는 현대중공업그룹 동반성장확산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풍력 발전기와 선박 부품용 단조제품을 생산하는 태웅의 허용도(69) 회장도 차기 회장 선거에 관심을 두고 있다.
또 동성그룹 백정호(59) 회장 등 일부 기업인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선거를 몇 달 앞두고 기업인들이 합의해 추대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상의 회장 선거가 조기에 관심을 받게 된 데는 지역 경제 상황을 둘러싼 상의의 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부산상의는 신공항 유치운동을 주도하고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도심 철도시설 이전 등을 추진하는 등 굵직한 지역 현안에 주도적으로 나섰지만 최근 몇 년간 부산상의는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한 기업인은 "지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조선·해운업의 유례없는 위기 속에 총선과 대선이 있었는데도 부산상의가 지역 현안을 정부 정책에 제대로 반영시키지 못하는 등 한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전처럼 상의 회장 자리가 해당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경쟁 구도를 만들어낸 요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후보군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경쟁이 더욱 노골화할 조짐이다.
지역의 또 다른 기업인은 "전 상의 회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말부터 유력 기업인이 그 후보에 반대하고 있다는 등의 말이 벌써 나돈다"며 "차기 상의 회장 선거가 자칫 과거처럼 편 가르기 경쟁으로 비화할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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