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 모두 이념적이지 않아…공동체 중시하는 집단 있어"
중민재단, 서울대 졸업생 157명 설문조사 결과 공개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60년대 출생해 1980년대 대학을 다니며 민주화를 위해 학생운동을 했던 이른바 '386세대'는 모두 정치 지향적이고 이념적일까.
386세대 중에는 사회운동과 정치에 관심이 많은 집단이 있는 반면, 정치보다는 약자 돕기와 공동체적 삶에 더 적극적인 집단도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이사장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은 1980년대 서울대에 입학해 사회학 교양수업을 들은 졸업생을 대상으로 지난 5월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해 157명으로부터 받은 답변의 분석 결과를 15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했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부임한 1981년부터 386세대에 관한 생애사적 연구를 해온 한상진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80년대 세대'(386세대)에 대해서는 정치적 성향에 관한 연구와 비판이 주종을 이뤄왔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약자 돕기에 적극적인 집단의 존재와 역할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 명예교수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68.8%)들을 '정치화된 80년대 세대', 약자를 돕는 일에 적극적이라고 말한 응답자(35.7%)를 '민중 속의 80년대 세대'라고 규정했다.
그는 "민중 속의 80년대 세대와 친노(친노무현) 여부, 학생운동 참가 경험 여부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며 "이들은 장애인, 외국인 노동자, 탈북민 등 소수집단을 포용하고 사회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한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로 자신이 1980년대부터 주장해온 '중민이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고 강조했다. '중민'(中民)은 삶의 수준은 중산층이지만, 가치관은 민중지향적인 집단을 지칭한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는 80년대 세대가 민중에 대한 부채의식을 지니고 있고 이를 실천하려 한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서울대 졸업생만을 대상으로 했고, 표본의 수가 적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또 '정치화된 80년대 세대'와 '민중 속의 80년대 세대'가 상반된 집단이 아니어서 한 사람이 두 집단에 모두 속할 수 있다는 사실도 연구의 한계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명예교수는 "이번 연구가 80년대 세대 전체를 대표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며 "추가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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