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200㎞ 음속 열차 하이퍼루프 경제·편의성 논쟁

입력 2017-06-15 14:26
1천200㎞ 음속 열차 하이퍼루프 경제·편의성 논쟁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미래 이동 수단으로 주목받는 '음속 열차' 하이퍼루프의 경제성과 편의성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하이퍼루프는 진공상태에 가까운 대형 파이프 속에 캡슐형 객차를 넣어 자기장이나 초고압 공기를 이용해 움직이는 미래 교통수단이다.

자기부상 열차와 마찬가지로 객차를 약간 띄워 마찰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론상 최고 속도는 시속 1천220㎞에 달한다.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2013년 개발 의사를 밝혔지만 이와 관련된 아이디어는 그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15일 국토교통부 주최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회 글로벌 스마트철도 콘퍼런스에서는 하이퍼루프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요하네스 클루스파이스(Johannes Kluehspies) 국제자기부상위원회 조직위원장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초고속 자기부상열차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 발표를 하면서 "하이퍼루프가 실체는 없고 마케팅만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하이퍼루프 개발사인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HTT)의 계획을 보면 객실이 너무 좁고 화장실도 없는 등 교통의 기본 기능인 안락함이 결여돼 있다"며 "화물 운송의 중요한 요소도 정시성이지 속도가 아니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또 "현재 기술만으로는 각국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지 못할 뿐 아니라 비용도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과 중국에 건설된 자기부상열차는 미래 교통수단의 일부가 되겠지만 하이퍼루프는 아직 때가 이르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본에 시험 건설된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는 2015년 시속 603㎞의 기록을 세웠다.

존 프레스톤(John Preston) 사우샘프턴대 교수는 "열차의 속도가 올라갈수록 점유율도 함께 올라가지만 하이퍼루프와 같은 기술은 자율주행차 등 다른 파괴적인 기술은 물론 기존 고속철도와의 호환성도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HTT의 CEO 더크 알본(Dirk Ahlborn)은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못 찾은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알본은 "하이퍼루프 객실 높이는 3m나 되고 화장실도 있을 것이다. 비행기보다 10배는 안전하고 고장률 또한 10분의 1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익성 없는 기존 철도노선을 보면서 공항과 공항을 연결하고 몇 시간 안에 아시아에서 유럽을 갈 수 있는 하이퍼루프가 블루오션임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상으로 창문을 만들어 승객이 사파리에 와 있는 듯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해 운영사는 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며 "하이퍼루프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규제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 세계 20여 개국과 논의 중이며, 여러 기업으로부터도 경험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p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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