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쏟아지는 고속도로 피해간다…차량용 강우센서 첫 개발
스마트폰 내비로 실시간 도로 강우량 파악 가능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고속도로를 달리던 회사원 A씨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에 20㎞ 앞에 폭우가 쏟아진다는 정보가 떴다. 급한 출장길에 올랐던 A씨는 우회 도로를 선택해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이 같은 일을 가능케 할 '차량용 강우 센서'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기상청은 15일 밝혔다.
차량 전면 유리창 안쪽에 장착되는 이 센서는 빛을 쏴 유리창에 빗물 방울이 얼마나 많이 붙어있는지를 측정한다. 측정된 강우량은 차량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GPS 정보와 함께 기상청으로 송신된다.
이는 현재 시중에서 파는 일부 승용차에 있는 자동 와이퍼 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기상청 연구용역을 받은 강원대와 광센서 개발업체 엑센도가 2년에 걸친 개발 끝에 자동 와이퍼에 달리는 빗물 측정 센서 크기를 키우고 정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 기존 센서보다 더 정확하게 강우량을 측정토록 했다.
기상청은 추가 연구를 통해 도로 강우 정보를 일반 운전자나 전국 지방자치단체 재난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 마련되면 도로 교통안전과 방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강우 센서는 이미 부산시 시내버스 2개 노선, 20대 버스에 시범 적용돼 도로 강우 정보를 부산시 재난상황실로 전송하고 있다.
현재는 강우량을 '약함(시간당 3㎜ 미만)', '중간(3∼15㎜)', '강함(15㎜ 이상)' 등 3단계로만 측정하지만, 기상청은 강원대 등에 추가 연구용역을 줘 2년 안에 1㎜ 단위로 측정이 가능하도록 정밀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미국과 북유럽에서는 일부 지역에 고정된 기상 관측장비를 10∼20㎞ 단위로 설치해 도로 기상정보를 수집한다. 그러나 달리는 차량을 통해 '촘촘하게' 기상정보를 수집하는 체계가 개발된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또 차량용 센서가 강우뿐 아니라 적설량, 안개의 농도 등도 측정이 가능하도록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기상정보가 관광·물류·운송 등 다양한 교통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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