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필드'로 변할 뻔한 美 의회 야구 시리즈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야구장에서 야구 연습을 하던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 스티븐 스컬리스 의원이 총기를 든 괴한에 의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원에서 숨진 66세 총격범 제임스 T.호지킨슨은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50∼60발을 난사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하마터면 '킬링필드'가 될 뻔한 미국 의회 야구 시리즈를 조명했다.
미 의회 야구는 공식 명칭이 '자선을 위한 의회 야구 경기'로 100년 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양당 체제가 확고히 자리잡은 미 의회에서 1909년 이래로 민주당과 공화당이 메이저리그 올스타전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의 대결처럼 해마다 자선 경기를 펼쳐온 것이다.
1930년대 대공황기와 이후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잠시 의회 야구가 중단되기도 했으나 1962년 현대적인 시리즈로 재개됐다.
존 매코맥 전 하원의장이 의회 야구 부활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구 경기를 앞둔 의원들은 보통 의사 일정이 시작되기 전인 이른 아침에 나와 야구 연습을 한다.
의원들은 실제 야구 경기에서는 자신들이 대표하는 주(州)가 표시된 유니폼을 입는다고 한다.
올해 미 의회 야구 시리즈는 15일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이번 총격 사건으로 연기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리즈에서는 민주당이 줄곧 우세를 보여왔다. 역대 전적은 39승 39패로 팽팽하다. 티켓 가격은 10∼15달러 정도다.
작년 의회 야구 경기 때는 자선 모금을 통해 50만 달러(5억6천만 원)를 모아 각종 단체에 기부했다.
올해는 그레이트 워싱턴 소년·소녀재단을 위해 자선 경기를 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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