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총격범 '샌더스 캠프'서 자원봉사…"반역자 트럼프 파괴"(종합)
일리노이 출신 66세 호지킨슨…SNS서 트럼프와 공화당에 증오 표출
평소 폭력적 성향에 전과도 다양…여성에 폭력·총기 위협·사법방해·가정폭력 등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이승우 특파원 =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州) 알렉산드리아의 야구장에서 14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인 5선의 스티브 스컬리스(루이지애나) 의원 등에게 총기를 난사하다 사살된 범인은 일리노이 주 벨레빌 출신의 66세 남성 제임스 T. 호지킨슨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호지킨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을 증오하고 혐오하는 동시에,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열렬한 지지자로 확인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의 범행이 계획적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부분이다.
그는 특히 지난해 대선 기간 샌더스 후보의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한 경력까지 확인됐다.
샌더스 의원 본인도 사건 이후 이 같은 사실을 직접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WP에 따르면 호지킨슨의 이름으로 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버니 샌더스(버몬튼) 상원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이 게재돼 있다.
또 "트럼프는 반역자. 트럼프가 우리 민주주의를 파괴했다. 트럼프와 일당들을 파괴해야 할 때"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청원하는 사이트를 소개하는 글도 있다.
이 페이지가 총격범 호지킨슨의 소유가 맞다면 이번 총격 사건은 공화당 의원들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이라는 심증이 더욱 굳어지게 된다.
호지킨슨의 직업은 30년 넘게 건설 및 리모델링 분야에서 일해온 종합 건설업자로 밝혀졌다. 지난 1994년부터는 일리노이와 미주리 주 일대에서 주택 점검원으로 활동해 왔다.
주택 점검원은 주택 매매 전 집안 상태를 점검하는 직종으로, 그의 면허는 지난해 11월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부인과 친지들에 따르면, 호지킨슨은 지난 4월 집을 나와 버지니아 주로 이주해온 뒤 차에서 생활하면서 사실상의 부랑자 생활을 해왔다.
그동안 범행 장소인 야구장 근처에 있는 YMCA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야구장 근처에 있는 UPS(택배회사)에 사서함도 마련했다. 범행 전 야구장도 여러차례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지킨슨은 범죄 전과 기록도 적지 않아 평소 성격과 행실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지난 2006년 한 여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이 여성의 남자친구에게 총을 겨눠 체포된 폭력 전과가 있다.
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고 경찰관의 사법 집행을 방해한 전력도 있다.
자신의 딸을 머리채를 잡고, 딸이 매고 있던 안전벨트를 칼로 잘라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폭력 성향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지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레스토랑 매니저인 찰스 오리어(50)는 호지킨슨에 대해 "(지난해 대선 때) 아이오와에서 샌더스 선거운동을 하면서 친해졌다"면서 "매우 열정적인 진보주의자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폭력이나 악의는 드러내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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