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일방통행은 역사문제 유발…동아시아 교류 심화해야"
日 출판사 '이와나미쇼텐' 바바 기미히코 부장 강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문화의 일방통행은 아시아 각국과 일본 사이의 문화마찰과 역사문제를 야기합니다. 동아시아 학자, 편집자, 출판사는 다른 나라의 책을 서로 출간하는 공동사업을 전개해야 합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학술 출판사인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의 바바 기미히코(馬場公彦) 편집국 부장은 14일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창립 60주년 기념 초청강연에서 "민간 여론에 의해 만들어진 배타적 민족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1913년 설립된 이와나미쇼텐은 지금까지 6천 종이 나온 '이와나미문고'와 지명관 전 한림대 석좌교수가 'TK생'이라는 필명으로 '한국으로부터의 통신'을 기고했던 잡지 '세카이'(世界) 등을 펴낸 출판사다. 바바 부장은 홋카이도대 문학부를 졸업하고 1989년 이와나미쇼텐에 입사했다.
바바 부장은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100년과 동아시아 지식교류'를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일본 출판문화의 특징인 문고본 창간 배경, '세카이'를 통한 이와나미쇼텐과 동아시아 교류 등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문화와 대중을 연결하기 위한 종합 잡지를 만들려고 1945년 12월 창간한 책이 '세카이'였다"면서 평화와 사회정의 실현, 일본의 민주화, 아시아 민중과의 화해와 연대가 당시의 과제였다고 강조했다.
바바 부장은 "창립 100년을 넘은 이와나미쇼텐은 학술에 뿌리를 두고 오랫동안 읽히는 새로운 고전을 계속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2000년대 이후 동아시아 출판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아시아의 출판 교류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번역 저작권을 매매하고 기획 단계에서 정보를 교환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바 부장은 "일본 출판사가 번역하고 있는 책은 대부분 영어를 중심으로 한 서양 콘텐츠"라고 지적한 뒤 "동아시아 출판인들이 만나 함께 수준 높은 책을 기획하고 편집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바 부장은 16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이와나미쇼텐의 100년과 출판사업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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