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색 北무인기 잡아라"…軍, 탐지·격추수단 보강 고심

입력 2017-06-14 16:44
"하늘색 北무인기 잡아라"…軍, 탐지·격추수단 보강 고심

이스라엘제 탐지레이더도 장담 못해…사드배치 지역 탐지레이더 배치추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 당국이 북한 무인기를 조기에 탐지하고 격추하기 위한 장비 보강에 고심하고 있다.

전방지역과 수도권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할 것으로 예측돼온 북한 무인기가 후방지역까지 임무 반경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군사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앞으로 북한 무인기가 후방지역까지 날아와 핵심 군사시설을 정탐하는 사례가 빈번할 것으로 예상하고 무인기 탐지와 격추수단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은 공중에 뜬 무인기를 우리 군이 식별하지 못하도록 동체를 하늘색으로 도색했다. 하늘색 무인기가 고도 1.5∼3㎞ 상공으로 비행하면 지상에서 육안 식별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고도에서는 무인기 엔진 소리도 지상까지 도달하지 않는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14일 전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간담회에서 이번 무인기가 탐지되지 않은 것과 관련, "북이 보유한 무인기 중 가장 작은 2m급인데, 우리가 가진 탐지자산으로는 탐지가 안 되는 크기"라고 말했다.

군은 지상감시레이더를 대공 감시용으로 조정해 운영하면서 북한의 소형 무인기 탐지용 이스라엘제 신형 레이더(RPS-42)를 도입하는 중이다.

최전방 지역에 배치된 지상감시레이더는 전방의 차량과 사람을 식별하는 용도인데 이를 사람보다 작은 물체도 식별할 수 있도록 레이더 빔 반사 면적(RCS)을 조정해서 대공 감시용으로 이용하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전투 실험을 해보니 제한적으로나마 소형무인기 탐지도 가능하다"면서 "적 무인기 발진기지 축선에 대공 감시용으로 조정된 지상감시레이더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제 신형 레이더 10여 대도 하반기에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다.

군은 2014년 북한 무인기가 우리 방공망을 뚫고 들어온 이후 대응책으로 이 레이더의 전력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시험 평가에만 1년이 넘게 걸렸다.

그러나 10대를 최전방에 배치한다고 해도 155마일 MDL 상공을 모두 커버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레이더의 일부는 현재 도입되어 서울과 수도권 국가 중요시설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목적 반구레이더의 일종인 RPS-42는 탐지거리가 30㎞이나 이번에 발견된 소형무인기 기준 탐지거리는 10㎞로 알려졌다.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이동식 레이더로 대당 가격은 9억원 안팎이다.



군은 기존 개발 과정에 있던 국지방공레이더의 작전요구성능(ROC)에 소형무인기 탐지 능력을 추가해 앞으로 2∼3년 안에 전력화할 계획이다. 차기국지방공레이더는 비행체의 거리와 방향만을 탐지하는 현용 2차원 방식을 벗어나 비행체의 고도까지 탐지해내는 3차원 레이더이다.

여기에다 군은 신형 열상감시장비(TOD)와 다기능관측경 등으로 전방지역의 무인기를 감시하고 있다. 타격 수단인 '비호복합' 무기체계도 전방지역에 배치했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비호복합은 30㎜ 자주대공포 '비호'에 지대공유도무기 '신궁'을 결합해 교전 능력을 강화한 무기체계로, 최근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 궤도차량으로 기동하는 비호복합은 저고도로 침투하는 북한 무인기와 AN-2 침투기 등을 파괴하는 임무에 동원된다.

주한미군도 사드가 배치된 성주골프장 주변에 무인기 탐지용 저고도레이더를 배치해 놓지 않았다.

북한 무인기가 설마 성주까지 날아오겠느냐는 방심으로도 볼 수 있고, 사드체계 일사천리 배치에 집중하다보니 생각을 못 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군 관계자들도 있다.

한미는 조만간 성주골프장 주변에 저고도 탐지레이더를 배치하는 방안에 대한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저비용이 투입되는 재래식 전력으로 끊임없이 도발을 해오고, 우리 군은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막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