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만난 조환익 한전 사장…영국 원전 인수 속도낼까

입력 2017-06-14 14:30
도시바 만난 조환익 한전 사장…영국 원전 인수 속도낼까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면담…동북아 전력망 사업 협력키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국전력 조환익 사장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과 만나 해외 원전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도시바가 보유한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지분을 한전이 사들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양사 최고경영자가 처음 만난 것이다.

도시바는 무어사이드 원전 건설 개발사인 누젠(NuGen) 컨소시엄의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파산 신청을 한 도시바는 누젠 지분을 매각할 방침을 밝혔고, 한전이 유력한 매수자로 떠올랐다.

조 사장은 지난 3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채·자본 등 매각 관련 구조가 정해지면 (누젠 인수전에) 가장 빨리 뛰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만약 한전이 누젠의 지분을 사들인다면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8년 만에 해외 원전사업에 참여하는 것이다.

한전은 이날 구체적으로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전 관계자는 "해외 원전사업,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서 양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번 방문에서 일본 소프트뱅크와도 만나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동북아 광역 전력망 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과 면담한 조 사장은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과 에너지 분야 4차 산업혁명 사업을 공동 수행하는 데 합의했다.

슈퍼그리드는 대륙 규모의 광역 전력망을 말한다.

한전과 소프트뱅크는 몽골에서 태양광·풍력 단지를 짓고 중국-한국-일본 서부를 해저전력망으로 연결해 전기를 공유하는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양사는 동북아를 에너지로 연결해 경제공동체 구축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는데 함께 하자고 뜻을 모았다.

한전의 전력사업 빅데이터와 소프트뱅크의 사물인터넷(IoT) 분야 신기술을 융·복합한 에너지 신산업 개발과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의 협력도 논의했다.

조 사장은 "지금이 전력 분야에서 저탄소·친환경 발전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골든타임"이라며 "한전과 소프트뱅크가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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