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4층 아파트서 큰 불…붕괴위험 속 참변 우려(종합2보)

입력 2017-06-14 14:16
수정 2017-06-14 19:54
런던 24층 아파트서 큰 불…붕괴위험 속 참변 우려(종합2보)

인명피해·화인 미확인…런던시장 '중대사고' 경보

120가구 입주 추정, "대피못한 주민들 화염에 갇혔을 우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새벽 영국 런던의 24층짜리 아파트 건물에서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큰 불이 났다.

대규모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인명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화염이 건물 전체를 덮어 붕괴 위험이 닥친 가운데 대피하지 못한 일부 주민들이 갇혀 참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0시를 조금 넘어 런던 서부 래티머 로드에 있는 24층짜리 아파트 건물인 '그렌펠 타워'의 2층에서 시작된 불이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까지 번진 뒤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런던 소방당국은 소방차 40대와 소방관 200명을 출동시켜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4시간여가 흐른 새벽 5시 현재 불길이 아직 남아 있다.

건물 대부분이 불에 타버려 건물이 무너져 내릴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인명 피해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많은 사람이 여러 유형의 부상을 당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만 밝혔다.

하지만 창가로 나와서 구해달라고 절규하는 주민들을 봤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이 잇따라 미처 대피하지 못한 아파트 주민들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찰은 새벽 4시 시점에서 입주민 대피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BBC는 관할 구청에 따르면 이 아파트에는 120가구가 거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장 근처에는 구급차 20대가 출동해 응급조치를 취하고 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중대 사고'(major incident)를 발령했다.

영국 당국은 응급기관 한 곳 이상이 특별한 조치를 이행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 이 같은 경보를 내린다.





현지 언론들은 경찰과 소방관들이 필사적인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불길이 워낙 강해 구조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화재 원인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런던은 올해 들어 두 차례 도심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해 치안에 대한 불안감, 경계심이 고조된 상태다.

화재 현장은 아수라장을 방불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간 데일리메일은 입주자들이 창문으로 대피하려고 침대보로 줄을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거주자들이 갇힌 채로 고층에서 비명을 지르며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일간 가디언은 "새벽에 불이 나면서 사람들이 화염에 갇혔을 가능성이 크게 우려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불이 난 건물은 통제되고 있으며 주변에는 거주자 수백 명이 모여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고 있다.

화재 목격자인 조지 클라크는 BBC방송 라디오5 인터뷰에서 "가슴 아프다"며 "건물 꼭대기에서 (살려달라고) 불빛을 흔드는 사람을 봤는데 탈출하지 못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목격자 하딜 알라밀리는 "꼭대기층에서 누군가 뛰어내리는 것을 봤다"고 전했다. 다른 빅토리아 골드스미스는 "꼭대기층에 두 사람이 갇혀 있었고 그들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는데 구조 신호를 보내려고 했다. 소방관들이 그들에게 접근하지 못했고 불길이 계속됐고 휴대전화 불빛이 꺼졌다"고 전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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