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국부(國富)에서 가계 비중 떨어지고 기업은 상승

입력 2017-06-14 12:00
수정 2017-06-14 14:18
작년 국부(國富)에서 가계 비중 떨어지고 기업은 상승

가구당 순자산 3억6천779만원…76%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

한은-통계청 국민대차대조표…전체 국부는 1경3천78조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에서 가계 비중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순자산에서 토지, 건물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계속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 작성 결과'를 발표했다.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 부(富)를 뜻하는 국민순자산은 1경3천78조원으로 2015년 말보다 5.8%(715조원) 늘어난 것으로 추계됐다.

국민순자산은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0배로 전년(7.9배)에 비해 올랐다.

한국은행은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비생산자산 증가 폭이 확대됐고 순대외자산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순대외투자(대외투자-외국인투자)는 2천785억 달러로 2015년(2천45억 달러)에 견줘 크게 늘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부동산, 건물, 설비,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실물자산)이 97.4%를 차지했다. 특히 토자자산은 53.4%를 기록했다.

토지자산은 1년 사이 6.2% 늘면서 GDP 4.3배 규모가 됐다. 토지자산에서 수도권 비중은 2010년 61.4%에서 2015년 57.5%로 떨어졌다.

2012년 세종시 출범과 2013년 이후 지방 혁신도시 개발 등으로 수도권 집중도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성장 과실이 기업에 집중되고 가계는 더욱 팍팍해지는 현실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체 순자산(국부)에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 비중은 지난해 57.6%로 전년에 비해 0.4% 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비금융법인 비중은 2015년 12.8%에서 지난해 13.1%로 0.4% 포인트 올랐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7천178조5천억원) 증가율은 2015년 6.2%에서 지난해 5.0%로 떨어졌지만, 비금융법인의 순자산(1천578조5천억원) 증가율은 같은 기간 7.5%에서 8.9%로 올랐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이번 대차대조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가계 순자산 증가세 둔화"라며 "지난해 주식시장 등에서 금융자산이 개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했고 가계 소득이 크게 늘지 않은 점도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년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가구당(2.5명 기준) 순자산은 3억6천779만원으로 추정됐다.

국가별 구매력을 반영한 구매력평가환율 기준으로 41만1천만 달러다.

이는 미국(2015년 기준 65만2천만 달러)의 63% 수준이고 호주(62만4천만 달러), 프랑스(50만3천만 달러), 캐나다(50만1천만 달러), 일본(48만7천만 달러)보다 적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에서 토지 건물, 지식재산생산물 등 비금융자산 비중은 지난해 75.8%로 2015년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다.

이 비율은 미국(34.9%), 일본(43.7%), 영국(55.3%), 캐나다(56.7%) 등 주요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

우리나라 가계가 보유한 자산이 대부분 부동산에 편중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뜨거웠던 부동산 열기가 반영됐다.

지난해 토지자산, 지하자원, 입목자산(임야의 나무) 등 비생산자산의 가격 상승률은 4.6%로 2007년(13.2%)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금융자산 증가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떨어졌다가 2013년 1.4%에서 2014년 3.1%, 2015년 4.3%로 높아졌다.

2014년 하반기 정부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 지속된 것으로 풀이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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