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특한 초등생들…이불털다 떨어뜨린 300만원 경찰서 갖다줘
종암경찰서, 선행한 숭인초 학생 4명에 상장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서울 성북구 월곡1동의 한 아파트 16층에 사는 주부 A(56)씨는 이달 11일 정오께 베란다에서 안방 이불을 털었다.
이때 이불 속에 넣어둔 봉투가 1층 놀이터로 떨어졌으나 A씨는 눈치채지 못했다.
봉투에는 5만원짜리 지폐 60장, 총 300만원의 거금이 들어있었다. 더워지기 전에 에어컨을 사려고 인출해서 이불에 잠깐 넣어줬던 돈이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숭인초등학교 6학년 조용훈(12)·김태민(12)군과 3학년 이지윤(9)·고은서(9)양이 놀이터에 놀러 갔다가 흩뿌려진 이 돈을 발견했다.
학생들은 망설임 없이 "경찰서에 갖다 주자"고 의견을 모았고, 함께 돈을 주워서 다시 봉투에 담았다.
이를 조군과 김군이 같은 날 오후 2시께 종암경찰서를 방문해 "주인을 찾아주세요"라며 봉투를 내밀었다.
종암경찰서 월곡지구대는 해당 아파트를 가가호호 방문한 끝에 봉투 주인 A씨를 찾아냈다.
돈 봉투를 이불에 넣어뒀다는 사실부터 까맣게 잊었던 A씨는 초등학생들이 돈을 찾아 줬다는 사실을 듣고 "정말 고맙다"며 어쩔 줄 몰라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종암경찰서는 이상현 서장이 13일 오후 숭인초등학교를 방문해 조군과 김군, 이양, 고양에게 상장을 전달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서장은 "학생들이 앞으로도 바르게 생활하고 남을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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