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골프협회, US오픈 코스 정리…"선수들 불만 때문 아니야"

입력 2017-06-14 11:01
미국골프협회, US오픈 코스 정리…"선수들 불만 때문 아니야"

선수들 "아직도 가혹한 수준 vs 이 정도는 페어웨이 지켜야"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러프에서는 작은 어린이나 애완동물, 잘못된 샷 등을 주의해야 합니다.'

15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제117회 US오픈 골프대회 개최 장소인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의 에린 힐스 코스 곳곳에는 이런 경고문이 붙어 있다.

러프에 우거진 수풀이 웬만한 성인의 정강이 높이까지 올라와 있기 때문에 어린이나 애완동물은 그곳을 지나다가 자칫 다칠 우려가 있다는 의미다.

이번 대회는 코스 전장이 7천 741야드로 역대 메이저 대회 사상 최장 거리에 이르는 데다 코스 곳곳에 '수풀'이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는 잔디가 자라 있어 선수들의 불만이 대단했다.

재미동포 케빈 나는 대회 개막에 앞서 공을 수풀이 우거진 러프로 던져 넣는 영상을 공개했다.

공을 찾기도 어려웠고, 찾은 뒤에 공을 밖으로 쳐내기에도 어려움이 많다며 지나치게 가혹한 코스라고 혀를 내둘렀다.

존 람(스페인)은 연습 라운드에서 공이 러프로 향하자 '잘못 쳤다가는 부상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샷을 포기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14일(한국시간) 미국골프협회(USGA)에서는 코스 일부에 수풀과 잔디를 손질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협회 대변인은 '선수들 불만에 대한 반응은 아니다'라며 원래 계획된 코스 정리였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코스의 잔디 정리는 4번과 12번, 14번, 18번 홀에서 진행됐다.

애덤 스콧(호주)은 "잃어버린 공을 찾아다니는 일은 줄어들겠지만 이 정도 정리로 다음 샷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직도 러프가 '가혹한 수준'이라고 아쉬워했다.

반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이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156명이 출전하는 대회"라며 "이 정도 코스에서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한다면 짐을 싸서 집에 가는 편이 낫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4월 결혼한 매킬로이는 지난달 중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이후 늑골 통증으로 인해 대회에 나오지 않다가 이번 대회를 통해 필드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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