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사드 압박 많을 것…줄것 주고 받을것 받아야"
한미동맹 재확인하며 사드·대북정책·FTA 등 논의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양국 정상이 주요 현안에 있어 어느 수준의 합의를 이뤄낼지 주목된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관련 강하게 압박할 여지가 있는 만큼 우리 정부의 신중한 전략 수립과 대미 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두 정상은 오는 29∼30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한미동맹을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향, 북핵문제 근원적 해결을 위한 공동 방안, 한반도 평화 실현, 실질 경제협력과 글로벌 협력 심화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일단 두 정상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면하는 것인 만큼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고 상호간 이해의 폭을 넓힘으로써 양국간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로 꼽힌다.
양국 정상은 대화 분위기 조성에 이어서는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북한·북핵 대응 방안,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인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가운데 현재 한미동맹 관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우선적 이슈로는 사드 배치와 북한·북핵 대응 방안이 꼽힌다.
특히 사드 배치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환경영향평가를 적법하게 진행하기로 결정한 상황인 만큼, 우리가 정부 결정에 대해 효과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미국 측의 불필요한 오해를 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역시나 문제는 사드와 대북정책이다. 특히 미국 측은 사드와 관련해 압박을 많이 할 것"이라며 "국내적 절차라고 설명하더라도 그 기간이 길어지면 미국으로서는 불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합의를 잘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지금 단계에서 한미정상회담 관련 불확실성이 있는 요소는 사드"라며 "양국간 사전 실무 조율로 사드 논의 수준을 정하거나, 우리 정부가 배치 자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힘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제언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사드 문제와 관련해 대못을 박으려 할 것"이라며 "국내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잘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아울러 대북정책 조율에 있어서는 우리 정부가 단기적인 성과를 목표하기 보다는 전반적인 논의의 틀을 조율하고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봤다.
양 교수는 "이번 만남에서 한반도의 상황과 남북관계의 특수성 등을 미국에 잘 설명해야 향후 개성공단 재개 등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어려움이 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아직 대북 대화의 구체적인 전제조건을 정하지는 않은 것 같아 보이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조율해낼 수 있는 범위가 아직은 넓어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문제나 FTA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자국의 입장을 여러차례 반복해 공언해온 만큼 우리가 탄탄한 방어 논리를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고 연구위원은 다만 "만약 우리가 사드 관련해 미국에 확답을 주면 트럼프 측이 다른 사안에서 많이 원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국내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인 만큼 우리가 적극적으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협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교수는 "우리 우선순위 목표를 정해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고, 고 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조율보다는 거래에 훨씬 익숙한 인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미 모두 구체적인 대북정책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고,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사드 문제도 '정면승부'는 피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회담은 한미 정상이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한미동맹과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정도가 현실적인 기대치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 출신으로, 타국 정상과의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양 정상이 개인적 친분을 형성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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