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땅 도하에 '대형 참사' 만든 슈틸리케호
러시아 월드컵 본선진출 경고등… 최악의 기억으로 남을 듯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카타르 도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에게 '약속의 땅' 혹은 '기적의 땅'이라 불렸다.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마다 기적 같은 결과를 안기며 좋은 기억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이라크와 일본의 극적인 무승부로 월드컵 본선진출 확정 소식이 들린 곳이 바로 도하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1988년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결승까지 올랐고, 2002년 10월엔 20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도 도하에서 획득했다.
당시 올림픽 대표팀은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결승진출에 성공해 세계 최초로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제 한국 축구에서 도하는 '기적의 땅'이 아닌 '참사의 땅'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카타르와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완패했다.
조 최하위인 카타르에 당한 패배로 태극전사들의 월드컵 본선 무대 진출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도하에서 남긴 굴욕은 한 두 개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최근 1년간 원정경기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6월 체코와 원정경기에서 2-1로 승리한 뒤 시리아, 이란, 중국, 이라크, 카타르와 원정경기에서 2무 3패를 기록했다.
특히 중동원정 길에선 무더운 현지 기후에 맥을 못 추면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실망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다.
작년 10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 원정경기와 7일 아랍에미리트 라스 알카이마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승리는커녕 득점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무너졌다.
14일 도하 참사는 비교적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렀다는 점에서 '현지 기후 때문에 졌다'는 핑계도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이날 카타르는 경기장에 에어컨 시스템을 가동해 비교적 시원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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