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린 테메르…브라질 제3당 우파 연립정권 잔류
2018년 대선 앞둔 포석…'테메르 스캔들' 확산하면 이탈 검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원내 제3당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우파 연립정권 잔류 의사를 밝혔다. 퇴진 압박을 받는 테메르 대통령으로서는 중요한 고비를 넘기고 한숨 돌리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은 전날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연정에 잔류하기로 했다.
우파 성향의 브라질사회민주당은 상원의원 11명, 하원의원 47명을 보유한 원내 제3당이다.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이 상원 22명·하원 63명으로 원내 제1당이고, 좌파 노동자당(PT)이 상원 9명·하원 58명으로 원내 제2당이다.
브라질사회민주당 지도부가 연정 잔류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2018년 대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정당 소속으로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제라우두 아우키민 상파울루 주지사와 주앙 도리아 상파울루 시장은 2018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브라질민주운동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테메르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확산하면 브라질사회민주당도 연정 이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 연방검찰은 다음 주에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앞서 브라질사회당(PSB)과 사회주의대중당(PPS), 포데무스(Podesmo), 인본주의연대당(PHS)은 연정 이탈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전체 하원의원 513명 가운데 연정에 참여하는 정당 소속은 402명에서 346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지지율이 낮다는 것도 연정의 결속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이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6.4%, 보통 17.1%, 부정적 74.8%로 나왔다.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세계 최대 규모 육류 수출회사인 JBS의 조에슬레이 바치스타 대표를 만나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증언을 막기 위한 입막음용 금품 제공을 협의했고, 이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가 공개되면서 정치권 안팎으로부터 거센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쿠냐 전 하원의장은 부패 혐의로 지난해 10월 연방경찰에 체포됐으며, 부패수사를 총괄하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는 돈세탁과 공금유용 등 혐의를 적용해 징역 15년 4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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