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의 도시' 伊로마 "분수에서 음식 먹거나 발 담그면 벌금"
시 당국, 위반 행위에 대해 최대 5만∼30만원 벌금 부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시내 곳곳에 시원스러운 물줄기를 뿜어내는 각양 각색의 분수가 자리해 '분수의 도시'로 불리는 이탈리아 로마 시가 역사적 가치가 큰 주요 분수들을 무분별한 관광객과 주민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벌금 카드를 꺼내들었다.
13일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12일 하절기에 트레비 분수 등 시내 주요 분수 주변에서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40∼240유로(5만∼3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조례에 서명했다.
당국은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말까지 시내 주요 분수 주변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먹고 마시거나, 발 등 신체 일부를 담그거나 수영을 하고, 분수 구조물에 올라가거나 분수 속에 동전을 제외한 다른 물질을 던지는 등의 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사람들에게 벌금을 물린다.
단속이 이뤄지는 분수들은 동전을 던지면 로마를 다치 찾을 수 있다는 속설에 따라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트레비 분수를 비롯해 스페인 광장에 자리한 배 모양의 바르카치아 분수, 나보나 광장의 분수, 베르베리니 광장의 코끼리 분수, 포폴로 광장의 분수 등 총 15개다.
로마 시청은 "이번 조치는 로마의 역사적, 예술적, 고고학적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레비 분수 등을 비롯한 로마 주요 분수는 특히 여름철만 되면 무더위를 식히고자 물 속에 들어가고, 분수가에 걸터 앉아 각종 음식을 먹는 관광객들로 몸살을 앓아 왔다.
당국은 평소에도 분수에 이물질을 빠뜨리거나, 분수에 들어가는 행위를 하는 사람을 적발해 선별적으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해왔으나 이번 조례 채택을 계기로 단속이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이탈리아 한국대사관은 작년에 한국 관광객 가운데에서도 트레비 분수에 휴대전화를 실수로 빠뜨렸다가 수 백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은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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