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과 통합의 장…경희대서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종합)

입력 2017-06-13 17:05
수정 2017-06-13 17:08
포용과 통합의 장…경희대서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종합)

연합뉴스 공동 주최…본선 진출 14개국 16명 경합

대상엔 한국의 역동적 에너지 일깨운 우즈베키스탄 쇼크루크 씨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외국인들이 갈고 닦은 우리말 솜씨를 겨루는 '제20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13일 오후 경희대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에서 열렸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경희대 국제교육원이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본선을 최종 통과한 14개국 16명이 경합을 벌였다. 예선에는 역대 최다인 45개국 출신 1천416명이 참가했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과 '나만 몰랐던 한국의 금기 문화'이다.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한민국을 이야기하며 솔직한 충고를 건네는가 하면 출신국과는 다른 한국의 금기 문화 때문에 당황했던 경험을 털어놓으며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자고 제안했다.

열띤 경쟁을 펼친 결과 '화끈하고 역동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대한민국'이란 제목으로 발표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잡버로프 쇼크루크(우송대 국제경영학과 석사과정) 씨가 대상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차지했다.

유창한 한국어 솜씨에 한국 최신 가요의 랩까지 선보인 그는 "다이내믹한 한국 가요보다 더 멋진 음악은 광화문에 울려 퍼진 한국의 애국가였으며 매운 한국 음식보다 더 뜨거운 것은 광화문의 촛불이었다"고 한국의 긍정적 에너지를 평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우수상에 뽑힌 니콜라스 랭낀 아낙 피터(말레이시아) 씨와 아이싸니 파라 카이나(프랑스) 씨는 각각 경희대 총장상과 연합뉴스 사장상을 받았고, 특별상인 국립중앙박물관장상과 국립한글박물관장상은 푸트리 파틴 놀샤샤 빈티 모하마드 포제(말레이시아) 씨와 카므란 카리모브(아제르바이잔) 씨에게 각각 돌아갔다.

탕양(중국), 야마 아유미(일본), 린지 윌리엄스 로타(독일), 오동고 프란시스 응곰메 오켈러(케냐) 씨는 우수상인 한중우호협회장상, 이희건 한일교류재단 이사장상, 율촌재단 이사장상, 종이문화재단 이사장상을 차례로 수상했다.

심사위원장인 김중섭 경희한국어문화연구센터장(경희대 교수)은 "참가자들의 한국어 실력이 향상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면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주제였을 텐데도 한국인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이야기를 조리 있게 표현해 감탄했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JTBC '비정상회담'에서 독일 대표로 출연 중인 다니엘 린데만과 탤런트 겸 영화배우 이선호가 3년째 심사위원으로 나섰고 현경숙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센터 본부장, 김정숙 고려대 교수, 서현재 금호아시아나재단 상무, 이정희 경희대 교수도 함께 심사를 맡았다.

이에 앞서 조현용 경희대 국제교육원장은 대회사에서 "외국인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발전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은 현경숙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센터 본부장이 대독한 격려사를 통해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경험을 지닌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포용함으로써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이 통합으로 나아가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는 세종대왕 탄신 600주년(1997년)을 기념해 이듬해 시작됐다. 참가자 규모는 첫해에 11개국 56명에 불과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 2009년부터 1천 명을 넘어섰고 지금까지 누적 참가자 수는 1만4천여 명을 헤아린다.

hee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