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GE CEO 이멜트의 소회 "내 일이 아니면 다 쉬워보인다"
"최악순간은 금융위기 직후 배당금 깎을 때…최고는 중국 진출"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내가 맡지 않은 일은 다 쉬워 보인다."
오는 8월 퇴임을 앞둔 제프 이멜트 제너럴 일렉트릭(GE) 최고경영자(CEO)가 13일 보도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그는 존 플래너리 신임 CEO에게 "새로운 CEO들에게 해줄 아마도 가장 중요한 조언을 했다"고 밝히면서 당사자가 아니라면 고충을 모른다는 점을 그에게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근 16년 동안 GE를 이끌면서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둘러싸고 줄기찬 논란에 시달린 데 따른 감회가 실린 말이었다.
2001년 경영자로서 명성을 날리던 잭 웰치의 뒤를 이은 이멜트는 사업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고 GE 금융서비스 조직의 대부분을 매각해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가했지만 시장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멜트 체제에서 GE의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해 그의 심적 부담을 가중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가 124%나 올랐는데 GE의 주가는 오히려 30%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가가 침체한 데는 2001년 당시의 주가가 웰치의 명성 덕분에 과대평가된 탓도 없지 않다.
이멜트는 그러나 웰치에게서 경영권을 물려받을 때보다 GE를 더 강하게 만들고 떠나게 됐다는데 자부심을 가진 듯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회사를 더 낫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면서 "포트폴리오가 개선됐고 수주액은 3천2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멜트는 내년에 주당 2달러의 순익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문제로도 심적 압박을 받고 있었다. 2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은 그가 2015년에 설정한 목표였다.
그는 지난해 12월 목표 달성을 여전히 다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올해 5월에 와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멜트는 후회가 없느냐는 기자 질문에 "아주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완벽성을 다투는 게임이 아니라 발전을 다투는 게임이라고 부연했다.
최악의 순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을 이루고 있던 2009년 2월에 찾아왔다. 그는 "남은 생애에서 GE의 배당금을 깎아야 했던 날보다 더 낮아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시 경험은 "늘 나를 진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멜트에게도 최고의 순간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중국 진출이었고, 그가 GE를 이끄는 동안 GE가 보여준 확실한 변화의 일부를 구성한다.
잭 웰치가 CEO로서 말년을 맞던 2000년 당시 GE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 사업 비중은 30%를 밑돌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그 비중이 60%까지 높아졌다.
이멜트는 "우리는 올해 3월 중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고 소개하면서 "16년 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경쟁력 있고 다각적이며 시장을 선도하는 중국 사업을 볼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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