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공백에도 '완벽한 시스템'의 GSW…커 감독 조직력 성과

입력 2017-06-13 14:32
사령탑 공백에도 '완벽한 시스템'의 GSW…커 감독 조직력 성과

선수·지도자로 최초 70승 돌파한 커 감독 부상 결장에도 최강팀 구축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이번 시즌 상당 경기를 사령탑 없이 치렀다.

스티브 커(51) 감독이 허리 부상으로 부득이하게 벤치를 비워야했기 때문이다.

골든스테이트가 치명적인 사령탑 공백에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운영하며 2년 만에 NBA 정상을 탈환한 데에는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 덕도 있지만 2014년부터 팀을 이끌며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한 커 감독의 리더십도 큰 몫으로 한 것으로 평가된다.

피닉스와 클리블랜드, 올랜도, 시카고, 샌안토니오, 포틀랜드 등에서 선수 생활을 한 스티브 커 감독은 2003년 샌안토니오에서 은퇴한 후 TV 해설 등을 하다가 2014년 골든스테이트 감독으로 선임됐다.

선수 시절 통산 3점슛 성공률이 45.4%에 이르는 그는 시카고와 샌안토니오에서 모두 5차례 NBA 정상에 오르며 선수로서도 남부럽지 않은 성과를 냈지만 이후 감독으로서의 활약이 더 눈부셨다.

그가 마크 잭슨 감독 후임으로 골든스테이트에 온 직후 팀은 2014-2015 정규리그에서 67승15패를 기록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킹' 르브론 제임스가 버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물리치고 정상에까지 올랐다.

신인 감독이 데뷔 첫해 챔피언결정전까지 제패한 것은 1982년 LA 레이커스의 팻 라일리 감독 이후 무려 33년 만이었다.

시카고 선수 시절 팀이 1995-1996시즌 한 시즌 최다승 기록(72승)을 세운 데 일조한 데 이어 지난 시즌 골든스테이트 감독으로서 최다승 기록을 73승으로 갈아치우며 NBA 사상 유일하게 선수, 감독으로 모두 70승 이상 고지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은퇴 후 해설자와 구단 프런트 역할을 했을 뿐 지도자 경력이 전무했던 커 감독은 팀의 시스템을 불과 2년 만에 완벽히 만들어놨다는 평을 듣는다.

이러한 탄탄한 조직력의 성과는 감독의 연이은 부재 속에서 여실하게 드러났다.

커 감독은 2015-2016 시즌 초반 허리 수술을 받아 벤치를 비웠고, 이번 시즌에도 당시 허리 수술 후유증으로 편두통과 어지러움 증상이 나타나 서부콘퍼런스 플레이오프(P0) 1라운드 3차전부터 병가를 냈다가 파이널 전에서야 코트에 나왔다.

그러나 이 기간 골든스테이트는 각각 루크 월튼, 마이크 브라운 감독대행의 지휘 아래 커 감독이 짜놓은 '시스템의 힘'으로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과시했다.

루크 월튼 감독대행은 당시 성과를 바탕으로 이번 시즌 LA 레이커스 감독으로 영입되기도 했다.

이날 벤치를 지키며 선수들과 영광의 순간을 함께한 커 감독은 우승의 공을 전적으로 선수들에게로 돌렸다.

커 감독은 "이 친구들은 정말 재능이 많고, 서로에게 헌신하고, 너무나도 이타적"이라며 이번 우승이 "이들의 재능과 이타적인 성격이 결합"해 이뤄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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