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위기 중국서 광둥·산둥성만 인구 늘어난 까닭
두 지역에서만 250만명 증가…일자리·양육 환경이 관건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인구 고령화와 노동인구 감소에 직면한 중국에서 광둥(廣東)성과 산둥(山東)성이 유독 높은 인구 증가율을 나타냈다.
13일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각 성(省)의 인구 변화 실태를 종합한 결과 광둥성과 산둥성의 상주인구는 각각 150만명, 100만명이 늘어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체의 도시화 진전과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경제 진입으로 인구증가율이 크게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두 성은 서로 다른 배경과 원인으로 거주 인구를 늘렸다.
무엇보다 일자리가 충분하고 양육비 부담을 덜 수 있는 환경이 저출산과 노동인구 감소를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먼저 작년 말 현재 광둥성 상주인구는 전년보다 150만명(1.38%)이 늘어난 1억999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상주인구 증가율보다 0.21% 포인트 컸던 것은 광둥성의 IT경제가 활성화한 영향이 컸다.
중국 IT 인터넷 기업의 주요 거점으로 창업과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광저우(廣州)와 선전(深천<土+川>) 두 1선도시가 인구증가를 견인했다. 광저우 상주인구는 지난해 1천404만3천명으로 전년보다 54만2천명이나 증가했을 정도였다.
이에 따라 광둥성이 중국 전체의 상주인구 증가율에서 차지한 비중은 18.5%에 달했다.
한해동안 상주인구가 99만4천800명 증가한 산둥성은 한자녀 정책 폐기의 영향으로 출생률이 높아진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산둥성 계획생육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두자녀 정책의 시행과 함께 지난해 산둥성에서 177만600명이 새로 태어났는데 이는 전년 53만4천800명이 태어난 것보다 120만명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산둥성의 출생률은 1.789%로 1991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산둥성의 사망률을 뺀 인구 자연증가율은 1.084%로 전년보다 0.496% 포인트나 늘었다.
중국의 인구 전문가는 "오랫동안 축적된 산둥지역의 출산 의욕이 한꺼번에 해소된 결과"라며 "산둥성이 중소도시와 농촌 경제가 발달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비교적 낮은 양육비가 출산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별 인구 출생률 순위는 산둥성에 이어 신장(新疆), 시짱(西藏), 푸젠(福建) 순으로 대도시와 떨어져 양육비 부담이 적은 곳들의 출산율이 높은 편이었다.
광둥, 산둥 두 성과 함께 쓰촨(四川), 허난(河南), 안후이(安徽)성 등 내륙지방들이 모두 상주인구가 50만명 이상 늘어난 곳이었다.
반면 경제가 퇴보하고 있는 지린(吉林), 랴오닝(遼寧), 헤이룽장(黑龍江) 동북 3성은 모두 상주인구가 마이너스 성장했다. 인구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외지인 유입을 억제하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상주인구도 2만4천명, 4만4천3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편 작년 말 현재 중국의 총인구는 13억8천271만명으로 전년보다 809만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동안 태어난 신생아가 1천786만명으로 총인구 대비 출생률 1.295%를 기록했고 한해 숨진 사람은 977만명으로 사망률은 0.709%였다. 이에 따라 중국의 인구 자연증가율은 0.586%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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