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악의 총기참사 1년…49번의 종과 무지개깃발로 추모

입력 2017-06-13 11:40
美 최악의 총기참사 1년…49번의 종과 무지개깃발로 추모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 희생자 49명 기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으로 기록된 '올랜도' 참사가 12일(현지시간) 1주기를 맞았다.

교회에서는 49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49번의 종이 울렸고 주 정부 건물에는 희생자들이 동성애자였던 점을 기려 성 소수자의 상징인 '무지개 깃발'이 휘날렸다.



지난해 6월 12일 새벽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유명 게이 나이트클럽에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이 총기를 난사해 49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쳤다.

이 사건은 총 32명이 희생된 2007년 4월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제치고 역대 미국 최악의 총기 참사로 기록됐다.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이날, 오마르 마틴이 공격을 시작한 새벽 2시 2분이 되자 생존자와 희생자 가족을 비롯해 당시 클럽 직원, 주 정부 관계자 등이 사고 현장이었던 옛 펄스클럽에 모였다.

펄스클럽의 소유주였던 파파라 포마는 사고 이후 무엇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이후 쏟아지는 시민들의 성원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클럽이 있던 자리에 추념비를 세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장에 함께 한 빌 넬슨 상원 의원은 "테러리스트의 의도는 미국의 분열이었지만, 오히려 사랑과 단합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버디 다이어 올랜도 시장도 "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태양은 언제나 빛날 것"이라며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정오가 되자 올랜도 전역의 교회에서 49번의 종이 울렸고, 올랜도 게이 합창단은 신디 로퍼의 '트루 컬러스(True Colors)'를 노래했다.

클럽 주변에는 많은 시민이 희생자를 기리는 꽃과 그림 등을 떨어뜨리고 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그는 트위터에 희생자들의 얼굴 사진을 함께 올리고 "1년 전 오늘 끔찍한 총기 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썼다.

당시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1년 전 올랜도 참사 후 테러 예방대책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 되면 테러관련국으로부터 이민을 전격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취임 후에도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며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추진해왔지만, 원안과 수정안 모두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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