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사업고전 애플의 '몸부림'…中인터넷스타들에 수익 30% 요구

입력 2017-06-13 10:41
中사업고전 애플의 '몸부림'…中인터넷스타들에 수익 30% 요구

아이폰 판매 역풍 가능성…수익 감소한 中 콘텐츠제공자 격분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애플이 중국 왕훙(網紅·인터넷스타)이 거둬들이는 수익의 30%를 가져가는 새로운 조치로 반발을 사고 있다.

중국의 라이브 1인 방송, 온라인 작가, 파워 블로거 같은 콘텐츠 제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치는 애플 아이폰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애플은 최근 업데이트된 앱스토어 최신판에서 모든 어플리케이션 사용자들이 인앱(in-app) 구매 통화로만 콘텐츠 제공자들에게 '팁'을 제공할 수 있도록 기능을 수정했다.

어플 내부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에 '팁'을 제공하는 것을 거래자 수익의 30%를 제하게 되는 인앱 구매 범주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하게 온라인 콘텐츠 팁 문화인 다상(打賞)이 활성화돼 있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애플의 이번 조치는 중국 온라인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왕훙들을 크게 분노케 하고 있다.

IDC 차이나의 키티 폭 이사는 "애플이 단기간 중국 매출을 만회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한 것 같다"며 "하지만 왕훙들이 자신들의 수익감소를 우려해 아이폰을 사지 말라고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현명한 조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7억명에 달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를 기반으로 콘텐츠 제공자에게 지지를 보내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방법으로 다상을 주는 문화가 활성화돼 있다.

다상은 어플내에 올라온 콘텐츠가 마음에 들면 이용자들이 콘텐츠 제작자에게 자발적으로 소수한 액수의 '팁'을 지불하는 기능인데 이는 어플내의 자체 결제서비스에 의해 이뤄진다.

지난해 중국에서 1억명 가량이 자신이 읽은 글에 대한 '다상'을 줬고 2억8천만명이 자신이 들은 음악에 팁을 냈다고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ii미디어 리서치가 전했다.

특히 중국에서 인기를 끄는 1인 라이브 동영상 분야에서 최고급은 다상만으로 연간 수백만 위안을 벌어들인다.

이들 콘텐츠 제공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은 텅쉰(騰迅·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뉴스정보 앱인 터우탸오(頭條), 실시간 지식 문답 앱인 즈후(知乎)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에서도 위챗페이라는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텅쉰은 다상 결제를 둘러싸고 분쟁을 겪어왔다.

월간 9억명의 사용자를 보유 중인 위챗은 지난 4월부터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iOS내에서 위챗 다상 기능을 이용할 수 없도록 차단하기도 했다.

위챗은 12일 애플의 새로운 앱스토어 정책에 대해 성명을 내고 "계속 애플측과 접촉해 소식이 들어오는대로 알리겠다"며 사실상 애플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반면 즈후는 애플과 타협을 선택했다. 즈후는 애플의 인앱 다상 기능을 반영한 새로운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플의 지난 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보다 14% 하락한 107억3천만 달러에 그치며 5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 분기 애플의 판매가 감소한 유일한 지역이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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